지난 2월 17일「바티깐」경신성성은「어른들의 입교 순서」를 발표하고 성인들의 성세 예비기간을 3단계로 구분하는 한편 예비기간을 연장시켰다. 그런데 이 공한의 공표에 대해 교황청의 한 소식통은 개종자의 교회 입교기간을 연장하는 것은 그들의 마음을 결정하는 데 부담감을 주지않으며 그들의 신앙을 깊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고 또 이러한 명령을 하달하게 된 원인은 7년 간이란 긴 세월을 통해 전교지역에서 시험했기 때문이라고 말헸다. 사실 성세 예비와 교회의 존재와는 밀접한 관계에 있으므로 우리는 이를 충실히 시행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할 줄 믿는다. 새「입교 순서」를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입교 순서의 3단계를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학교와 비교해서 말한다면 입학ㆍ선발ㆍ졸업이라고 볼 수 있다. 입학의 단계에서는 예비자가 되는 것이다. 예비자가 교회를 찾고 교회는 그를 받아들여 교리반에 입적시킨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입적하는 예식이 없었으나 앞으로는 교리반 입적을 예절로써 하게 된다.
선발하는 단계는 여러 예비자 중에서 세례를 받을 수 있는 자격자를 선발하는 것이다. 이 단계가 가장 긴 단계로서 필요하면 몇 해가 걸릴 수 있는 학습기간을 말한다. 우리나라서는 대개 6개월로 돼 있으나 적어도 6개월의 기간은 필요할 것이라 생각하고 6개월을 최저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옳을 것 같다. 졸업 이 단계는 바로 성세를 받는 단계이며 교회의 일원이 되고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단계이다. 여기에서는 교회의 신자들과 친교를 맺고 그리스도의 신비를 체험으로 경험해야 한다. 그래서 이것을 예비기간의 완성의 단계라 할 수 있으며 예비기간이 끝났다는 것이다. 이제 성주간으로 각 본당에서는 많은 성세예식을 올리게 될 것이다. 이 기회에 우리는 성세 준비에 관련되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검토해 보고자한다. 첫째로 교회는 성세성사로써 성장한다. 성세를 받아 신자가 많아져야 교회가 성장하게 된다는 뜻이다. 과거에는 성세를 주는 준비가 대단히 엄격했다. 그래서 신자의 수는 빨리 증가하지 않았었다. 6ㆍ25 동란 이후로 교회를 찾는 사람도 많아졌지만 성세 예비의 기준이 좀 완화된 느낌도 없지 않다. 그런데 우리 교회는 초대에 엄격했던 그 덕택으로 확고한 신앙을 보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명심하고 성세를 받을 수 있는 예비자 선발에 더 큰 신중을 기해야 할 것 같다. 사목자의 자질과 능력이 얼마나 성세를 많이 주었는냐에 있지 않고 얼마나 충실한 신자를 배출했느냐에 있는 것이다. 양보다 질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냉담자가 많다고 걱정하고 있다. 냉담자가 생기는 원인 중에 영세 준비가 불완전하였다는 것도 있지 않는가 생각된다. 둘째로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는교리 전달에 있다. 교리라고 하면 흔히 교회에 대한 철학적인 지식을 가리키는 줄 알고 있다.
교리는 믿음의 이치로서 체계적으로 된 학식처럼 나타난다. 그러나 가톨릭의 교리는 절대로 학식으로만 그칠 수 없다. 가톨릭의 교리는 그리스도 자신이다. 교리를 전달한다는 것은 그리스도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리는 학식이 아니라 생활이다. 그리스도와의 생활이다. 우리는 이 점을 특히 강조하고자 한다. 이 세상에는 가톨릭의 교리를 신자보다 더 잘 알고 또 신자보다 더 체계적으로 잘 설명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신자가 아닐 수 있는 것이다. 그는 그리스도를 알지만 그리스도를 믿고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생활하지 않는 사람이다. 또 교리시간에 그리스도와 하느님에 대해서 얼마든지 객관적으로 가르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신앙의 전달이 아니다. 반드시 그리스도와의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친교관계를 나타내야 하는 것이다.『그리스도는 나를 위해서 생명까지 바치셨고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서 생활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말로뿐 아니라 그 생활이 드러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리교사 자신이 그리스도와 얼마나 깊게 친교를 맺고 있는가가 문제일 것이다. 영세한 신자에게 교리를 설명하라면 못한다고 하는 신자가 많다. 그것은 교리를 학문적으로 설명하려니까 그렇다. 그러나 그 신자가 그리스도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면 그는 그리스도를 어떻게 알게 되었고 그리스도께서 그에게 행하신 일들을 말할 수 있을 것이 아닌가? 물론 교리반에서 이치에 맞는 설명을 해야 할 필요는 있다.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이러한 이치를 통해서 그리스도의 신비와 생활을 전하는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셋째로 영세 입교자가 성세를 받음으로써 끝나는 수가 흔히 있는데 새로 입교한 신자가 완전한 독립적인 신앙을 유지할 수 있을 때까지 그들을 교육하는 새로운 제도가 우리 교회에는 필요하지 않는가 생각한다. 예를 들어 그들이 6개월 간 주회를 가지는 것 등이 있을 것이다. 그들이 교회생활에 흡수되는 과정을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
예수 부활과 함께 우리 동포 중 많은 사람들이 영신적으로 부활하는 것을 축하하며 그들을 통하여 예수님의 이름이 더욱 빛나길 바라마지 않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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