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TS 엘리오트는 그의 시「황무지」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라일락꽃을 죽은 땅에서 피우며/추억과 욕망을 뒤섞고/봄비로 활기 없는 뿌리를 일깨운다…고 노래했다. 엘리오트는 1차대전 후 유럽의 황폐한 모습을 보고 전후의 혼란과 환멸을 보고 전후의 혼란과 환멸을 허무적으로 노래하고 있다. 전쟁도 치루었고 특히 4·19 같은 민주혁명도 체험한 한국인에겐 그의 시「황무지」가 주는 감동도 특이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시인 박두진 씨는 가장 잔인했던 12년 전의 그 4월을 회상하며 이렇게 노래한다-우리는 아직도, 우리들의 깃발을 내린 것이 아니다/그 붉은 선혈로 나부끼는/우리들의 깃발을 내릴 수가 없다/우리는 아직도/우리들의 절규를 멈춘 것이 아니다/그렇다. 그 핏물로 외쳐 뿜는/우리들의 피외침을 멈출 수가 없다…▲죽은 땅에서 라일락꽃을 피우듯 자유와 민주주의 라는 수고한 이념을 꽃피운 4·19가 멀고 먼 망각의 뒤안길로 사라져서는 안 된다. 그래서 우리는『우리들의 피외침을 멈출 수가 없다』고 피외침해야 한다. 자유와 민주는 쟁취해야 하고 쟁취해서 지켜야 하는 것. 먼훗날 우리는 케네디 대통령처럼『우리나라는 혁명에서 탄생되어 자유 속에 성장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순교자를 만드는 것은 고통이 아니라 대의다. 성직자와 신자들이 연행되어 심문 당하는 현실 상황에서 교회의 대의는 확실히 자유와 민주 수호에 있는 것 같다. 봄비가 활기 없는 뿌리를 일깨우듯, 교회는 질색돼 가는 자유와 민주에 생명을 불어넣어야겠다. 이제 우리는『순교자의 제자들은 순교자들보다 더한층 많은 양의 고통을 받는다』는 말을 현실적으로 인증해야 하는가 보다. ▲박두진 씨의 시는 계속된다/우리들이 이루려는 민주공화국/절대공화국/철저한 민주정체/철저한 사상의 자유/철저한 경제균등/철저한 인권평등의/우리들의 목표는 조국의 승리/우리들의 목표는 지상에서 승리/우리들의 목표는/정의, 인도, 자유, 평등/인간애의 승리인/우리들의 혁명을 전취할 때까지/우리는 아직/우리들의 피깃발을 내릴 수가 없다/우리들의 피외침을 멈출 수가 없다/우리들의 피불길/우리들의 전진을 멈출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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