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에서 걱정하고 죽어서 걱정하고 악을 행한 사람은 두 곳에서 걱정한다. 이승에서 기뻐하고 죽어서 기뻐하고 선을 행한 사람은 두 곳에서 기뻐한다』
이것은 예수님의 말씀이라 해도 이상하게 생각할 교인은 없겠지만 부처님의 말씀이며 원시경전에 실려 있다. 어느 종교라도 선을 행하고 악을 피하라고 요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약간 깊이 연구해 보면 각 종교에서 뜻 밖에 많은 공통점이 발견되게 마련이다.
옛날부터 종교人의 배타적 정신이 종교계를 지배해 왔기 때문에 타종교와 자신의 종교에 공통되는 점을 발견할 때에 아직 많은 신자들은 당황해지는 것 같다. 심지어 그런 경우에 이를 기뻐하기는 커녕 오히려 타종교와 같은 것을 지니고 있는 자신의 신앙을 의심하게 되는 사람도 있다.
타종교도 훌륭한 진리를 내포하고 있음을 믿어 주기보다 차라리 신앙을 버리는 편이 낫다는 그런 어리석은 인생들이 있다. 그런 경우「이해심이 풍부한 이들」은 深·淺을 따지면서 我田引水의 작업에 착수하기 바쁘다.
나는 어려운 교리 철학 신학 등을 논할 생각은 없고 다만 타종교에서도 진리를 발견하는 사실을 당연지사로 말하고 싶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에 의하건대 인간의 힘으로는 진리를 절대적으로 발견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요『진리(하느님)에 관해서 알 만한 것은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분명히 보여 주셨다…
인간의 생각은 허황해져서 그 어리석은 마음이 어두움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는 말씀이 있다. 진리는 본래 인간이 파악할 수 있으며 신의 빛과 능력에 의지하면 누구나「깨달을 수 있는」것이다. 다만 마음이 악해져 죄로 인하여 사람의 눈이 어두워졌다. 전교는 인생들을 미혹케 하는「무명(어두움)과 무지」를 말한다.
인간의 대다수가「미」했다 하더라도 어느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성인들과 현자들 선지자들이 나타나는 법이다. 마음이 깨끗한 이들이 진리를 발견하고 깨닫는 것도 따라서 당연하고 더할 나위 없이 정상적인 현상이라 하겠다.
종교라고 하면 인간으로서의 궁극적인 목적을 성취하는 길이고 가르침이며 생활이다. 그렇다고 해서 종교라고 불리기 위하여 반드시 내가 지니고 있는 개념을 따라 사고해야만 되는 것도 아니요 내가 생각하는 형식의 궁극적 목표를 말해야만 되는 것도 아니다. 그리스도 이전의 유대교는 신약의 가르침을 다 지닌 것이 아니었는데도 참다운 종교였다.
옛적에 하느님이 예언자들을 통하여 말씀하셨고 선지자들이 진리를 깨닫고 우리들에게 알려 주었다. 하지만 우리들에게 말씀을 전한 예언자들만이 하느님의 말씀을 들었고 우리에게 진리를 전한 선지자들만이 깨달은 바가 있었다고 믿어지지 않는다.
내가 믿는 하느님은 만민의 아버지이신 만큼 방법이 다를망정 마음이 깨끗한 모든 이들에게 말씀하셨을 것이며 내가 믿는 진리를 영원 보편한 진리가 아닐 수 없으니 그 빛은 선의의 모든 인간에게 나타났으리라고 생각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호부터 5회에 걸쳐「빠리」외방전교회 소속 여동찬 신부님께서 본란을 위해 수고하시겠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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