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3월4일은 한국가톨릭 교회에서 정한「출판물 보급주일」이다. 이날은 바로 가톨릭교회에서 발간하는 모든 출판물의 중요성을 신자들에게 계몽하고 성서를 비롯한 교회 출판물의 보다 열심한 _서를 촉구하는 날이다.
먼저 오늘의 가톨릭 출판계 현황을 알아보자. 출판사로서는「가톨릭 출판사」「성바오로 출판사」「분도출판사」「CCK성서부」등이 있다. 이 4개 출판사에서는 성서와 성가집을 비롯하여 각종의 단행본이 출판되고 있다. 이 외에 월간잡지로서는 CCK에서 내는「경향잡지」가톨릭 출판사에서 내는「소년」한국 사목연구원에서 내는「사목」대건신학대학에서 내는「전망」등이 있으며 주간신문으로 가톨릭시보사에서 내는「가톨릭시보」가 있다.
이 성서와 단행본ㆍ잡지ㆍ신문 등은 모두 가톨릭 신자들의 신앙생활과 교양을 위하여 교회와 수도단체가 자금을 투입하여 발행하고 있는 출판물들이다.
그러나 80만을 헤아리는 한국 가톨릭 인구에 비하여 교회 출판물의 _서율은 매우 낮은 실정에 있다. 성서와 단행본의경우는 물론이고 정기간행물의 경우를 보아도 잡지와 신문을 합하여 4만부를 넘지 못하고 있는 정도이다.
가톨릭출판이 이와같이 저조한 이유로는 다음과 같은 세가지 점을 들수 있겠다.
첫째 교회 출판사업 기관의 자세 자체가 소극적이었다. 문서전교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인하지 않겠지만 그 중요성에 따르는 투자와 편집기술의 향상을 도모하는 면에 있어서 태만하였다.
둘째 교회 출판물의 보급루트와 수금조직이 개척되어있지 못하다. 즉 아직도 가톨릭교회 내의 출판물 총판기구가 설립되지 못하고 있으며 동시에 수금의 불편이 심각한 상태에 있다. 우편을 통한 본당상대의 거래는 많은수의 지방 본당들이 거래상의 업무연락에 미숙하고 신속 정확해야할 사무적 계산에 인식이 부족한 때문에 커다란 지장을 초래한다. 이 때문에 출판사업의 자금 회전이 항상 순조롭지 못하고 저조한 출판사정을 계속 저조하게 하는 한 요인이 된다.
세째 신자들의 독서의욕이 희박한 현상이다. 특히 가톨릭교회 신자들의 일반적인 타성은 미사에 나가 성사를 보고 성직자의 강론이나 들으면 본분을 다하는 것으로 아는데에 있다. 물론 성서에 대한 올바른 해석은 교회와 성직자의 지도에 따라야 하지만 성서와 교회 출판을 풍부히 그리고 열심히 읽어야 한다는 것은 틀림없이 신자들의 의무이다.『가톨릭 신자들은 정기적으로 가톨릭 출판물을 구독해야 한다. 진정한 가톨릭 신자가 되려면 교회의 온갖 새로운 소식들을 들어야 하며 교회 출판물의 해설을 통하여 참된 크리스찬 정신을 배양해야 한다』이와같이 신자들의 독서의무에 대해서는 교황청훈령인「일치와 발전」속에서도 강조되어 있다. 신자들이 교회 출판물을 통하여 하느님의 진리를 보다 잘 이해하고 보다 풍부한 정신적 자산으로 삼는 일이 소홀시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은 너무도 분명한 사실이다. 이 점에 있어서 일반 신자층의 새로운 인식과 반성이 있어야할 것이다.
가톨릭은 개신교보다 훨씬 앞서서 이땅에 기독교를 들여왔고 순교의 피로써 교회를 키워왔다. 그러나 지금 출판사업 한가지를 예로 들어 비교해 보더라도 가톨릭의 침체현상을 부인할 길이 없다.
여러개의 가톨릭 출판기관을 합하더라도 개신교의「기독교서회」에 비하면 그 규모에 있어서 10분의 1도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문서전도의 의욕으로 보아도 개신교에서는 최근에 2백만 예비군을 대상으로 하여 1백만권의 성경을 인쇄하여 배부할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가톨릭출판의 현황에서 보면 엄두도 낼수 없는 사업이다.
그러나 이제까지의 침체는 다시 시정되는 지향을 발견해야 할것이다. 가톨릭교회는 결코 침체나 폐쇄를 용인하지 않는다. 특히 제2차「바티깐」공의회 이후로 가톨릭교회는 가장 진취적이고 개방적인 교회가 되었다. 한국에서도「사회정의」와「평화실현」의 운동으로 이미 가톨릭교회가 사회의 신뢰와 기대를 모으는 단계에 있다.「일치와 발전」교서에는 출판사업 즉 홍보수단에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천명되어 있다.『교회는 인류사회 안에 살고있으므로 인류 전체와 깊은 관계를 맺고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지식과 정보를 교환하고 교회 안팎의 여론을 듣고 현대세계안에서 서로 대화하며 인류의 당면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므로 앞으로 가톨릭출판은 교회 내에서 활기를 북돋을뿐 아니라 교회밖의 사회에까지 영향력을 미쳐야할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사회의 중요한 지식도 교회내에 출판 소개해야 할것이다.
현대는 물질문명의 시대라고 한다. 따라서 메카니즘과 오락문화가 성행한다. 그러나 크리스찬은 영원히 정신문명의 사람이며 말초적으로 오락을 즐기기 보다는 진리화 교양에 관한 독서로써 영혼을 살찌워야 할 본분이 있는사람들이다.
이번 출판물보급 주일을 하나의 연례행사로 넘기지 말고, 한국 가톨릭출판이 당면한 실정과 사명을 재삼 각성함으로써 일대쇄신의 전기를 마련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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