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5월 14일은 교황 바오로 6세가 1967년 5월 7일에「홍보의 날」을 제정한 후 여섯 번째로 맞는「홍보의 날」이다. 금년도의「홍보의 날」주제는「진리 전달의 방법으로서의 홍보 수단」으로 돼 있다. 그런데 비상사태하에 놓여 있는 우리 한국 교회로서는 금년도의「홍보의 날」을 다른 해보다 더 뜻있게 지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금년도의「홍보의 날」은 더 무의미하게 지낼 것 같으니 심히 염려되는 바이다.
작년 5월 23일에 교황청 매스콤위원회가 발표한 홍보 수단에 관한 사목훈령「일치와 발전」100조에「세계 홍보의 날」제정 목적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하느님을 믿는 모든 사람들이 어느 특정한 날을 정하여 기도와 반성으로 열심히 지내며, 홍보 수단의 어려운 문제들과 장래의 희망을 연구하고 각종 홍보활동에 종사하는 실무자들의 모임을 촉진하고 새로운 활동 기획들을 자극함으로써 홍보 수단이 인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 그 목적이다』라 했다. 사실 현하 모든 홍보 수단들은 어려운 문제들을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교회는 이들의 면하려는 것인가? 사목 훈령이란 교회사목에 있어서해야할 사함들을 시달하는 문헌이아닌가? 「일치와 발전」사목 훈령은 187조목을 통하여 교회가 해야 할 사항들을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있다. 이 훈령의 마지막에는『교황 바오로 6세는 홍보 수단에 관한 사목훈령 전부를 조목별로 인준하시고 관계자들이 충실히 따르도록 명하셨다. 아무런 반대 규정도 이를 저지하지 못한다』라고 적혀 있다. 권고가 아니고 명령이다. 그러나 과연 몇 명의 교회 지도자들이나 홍보 관계자들이 이 훈령을 읽고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 교회의 홍보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다. 사실 이 사목훈령이 명하는 여러 가지 중 우리 한국 교회가 실천하고 있는 것은 10분의 1도 안 된다. 따라서 한국 교회가 세계 교회 공동체 안에 속해 있는 교회인지 의아심이 생길 정도이다. 교회의 모든 신자들은 이 사목훈령을 다시 한 번 읽어 보고 홍보 수단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며 각자의 의무를 깨달아 주길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그러면 한국 교회의 홍보 수단이 당면하고 있는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해 보기로 한다.
첫째는 기존 홍보 수단에 대한 신자들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 현재 교회가 운영하는 홍보 수단은 잡지, 신문,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 등이다. 이 모든 수단이 운영난에 부딪치고 있다.
MBC를 통해 방송되던「5분 명상」도 재정난으로 중단된다고 한다. 이 방송이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었는지는 그 방송 청취자들이 보내온 편지로도 알 수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 방송은 외국 원조로 방송 요금이 충당되었었다. 그러나 외국 원조가 중단됨으로써 방송도 함께 중단되고 마는것이다. 우리 민족에게 그리스도의 사상을 전달함으로써 구원을 가져다 주겠다는 우리의 욕망이 이 정도로 약하단 말인가? 다시 한 번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잡지와 신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80만 신자를 보유하고도 우리 교회의 잡지와 신문이 겨우 몇천 부 몇만 부씩밖에 발행되지 못하니 어떻게 발전할 수 있겠는가? 라디오나 텔레비젼 방송국을 꿈꾸기 전에 기존 잡지·신문에 대한 관심을 더 가져야 할 것이다.『홍보 수단의 유지, 운명, 발전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그 때문에 홍보 수단의 소유자나 관리자들은 직접 간접으로 공금이나 사재를 자금으로 받아들이게 마련인데 출자들이 돈벌이의 야심 없이 대중에게 봉사하는 사업에 투자한다고 생각하면 홍보 수단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일치와 발전」훈령은 말하고 있다.
둘째로는 홍보에 대한 교회 지도자들의 태도가 관대해지기 바라는 점이다.
그들은 마치 홍보에 대해 피해망상증에 걸려 있는 것 같다. 교회 내의 회의는 거의가 비밀회이고 특히 홍보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참여하기를 꺼려하고 있다.
물론 비밀에 부쳐야 할 일도 있겠지만 무분별 기자 회피는 대화를 단절시키는 결과밖에 초래하지 않고 외곡된 보도나 오보를 발표하게 되는 것이다.『홍보는 본질적으로 인간 사이의 교류를 깊게 함으로써 공동체의식을 길러 준다』(일치와 발전 8조) 그렇다면 교회사목에 있어서 홍보 종사자들의 참여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 될 것이다. 미국 주교회의는 금년도 춘계회의에 기자들을 70명이나 초청했다는 것도 무의미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기자 외면현상은 교회 지도자들이 책임있는 발언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을 가지게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하여튼『교회의 권위자들은 교회 안에서 언론의 자유로 정당한 의견 교환이 이루어지도록 적절한 규범과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일치와 발전 116조) 끝으로 현대인은 교회의 간행물을 읽지 않고 자기 신앙을 보존할 수 없다.
『진정한 가톨릭 신자가 되려면 교회의 온갖 새로운 소식을 들어야 하며 가톨릭 출판물의 해설을 통하여 참된 크리스찬 정신을 배양해야 한다』(동 140조)
따라서 각 가톨릭 신자 가정은 적어도 한 가지의 교회 간행물을 구독하는 것을 의무로 생각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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