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육은 숱한 문제와 모순 속에서 허덕이고 있다. 열악한 교육환경, 제대로 사용되지 않는 교육세, 학부모의 과다한 교육비 지출, 교사들의 자발적인 연구 활동의 제한, 교사의 낮은 처우와 잡무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문제들이 쌓여있다.
더구나 이런 교육현실에 대해 누구하나 책임지려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우리 교육의 더 큰 문제점이다.
교사들도 혼자 힘으로는 어쩔 수 없다는 무책임한 탄식만을 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우리 교육의 중심에서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교사들이 혼자 힘으로 안 된다고 느껴 모여 단체를 만들었다.
이 단체 안에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의논해서 우리 교육문제를 해결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고 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 이 교직원 단체는 민주적이고 자주적인 단체여야 한다. 부당한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교육을 지키는 자주적인 단체이어야 한다. 또한 올바른 교육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교사가 참여하고 활동할 수 있는 민주적인 단체이어야 한다.
이런 조직을 만들어 활동하는 것을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문교당국이나 사립학교재단에서 찬성하고 있는 듯하다.
문제는 왜「노동조합」이냐 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 같다. 『노동은 직접 인격에서 나오는 것이며, 노동을 통하여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고 형제들에게 봉사하며 하느님의 창조사업을 완성하기 위해 협조하는 것이다』(제2차 바티깐공의회 사목헌장).
이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교사의 교육활동은 위의 정의에 어긋나지 않으며 또한 일정한 급료를 받으며 생활하는 교사는 분명 노동자임에 틀림없다.
교사가 노동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생각 속에는 노동자를 천하게 여기는 잘못된 생각이 숨어있다고 생각한다.
또 앞의 문헌에서 노동자는 노동조합을 자유로이 조직하고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고 밝히고 있다.
우리의 전통적인 미풍에 손상을 준다는 이유로 노조를 반대하는 분들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전통적인 미풍이 학교를 경쟁의 장으로 만들어 한해에 몇 십 명의 학생을 죽음으로 몰아놓는 상황이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과내용을 바꿔 교단의 교사를 당혹케 하는 상황이 미풍양속에 맞는 것인가 반문하고 싶다.
교직원 노조를 반대하는 올바른 방법은, 우리의 교육현실을 개선할 올바른 방법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함으로써 옳은 방법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런 대안도 없이 교직원노조만은 안 된다는 주장은 우리 교육문제를 해결할 의사가 전혀 없이 교육을 국민전체의 교육이 아니라 몇몇 교육관료나 사학재단의 소유물로 묶어두려는 궤변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즐거운 학교, 행복한 교사는 행복한 어린이를 길러낸다. 교직원 노조를 통해 전체교사의 지혜를 모아 학부모님들의 뜻에 따라 산적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이 땅의 교육이 제자리 찾기에 노력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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