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한림면 금악리의 황무지를 일구어 이시돌농장을 개발함으로써 제주도를 축산도로 불리우게 한 임 빠뜨리시오 신부가 5일 정부로부터 산업(석탑)훈장을 받았다. 이날 임 신부는 대통령 주재로 열린 월간 경제동향 보고에서 그가 지난 11년 간 천신만고 끝에 이룩해 놓은 오늘의 이시돌농장을 소개하여 관계관들로부터 감탄을 샀다. 임 신부는 지난 1966년에도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5ㆍ16 민족상을 받은 바 있다.▲ 임 신부는 1954년 한림본당에 부임하여 가난에 찌든 농민들의 생활상과 전근대적인 영농 방법을「목격」하고 농촌 근대화를「결심」했으며, 3년 후에는 그 첫 준비작업으로 4H클럽과 가축은행을 발족시켜 농가 부업을 장려했고, 1959년에 한림수직의 전신인 직조강습소를 설립했으며 그 2년 후인 1961년에 이시돌농장을 개설했다. ▲임 신부의 새마을운동은 이미 1957년에 착수됐고 목격에 의한「관찰」과「결심」과「준비작업」들을 거친 치밀하고도 장기적인 계획이 있었으며, 지붕 개량이나 미화작업과 같은 전시 효과가 아니라 농가 소득 증대와 직결되는 일들을 우선적으로 추진했다. 임 신부는 또한 농민들에게 자립정신을 길러 주기 위해 원조가 아니라 융자에 의해「일하면 잘 살 수 있다」는 기풍부터 조성했으며 농민들의 의존심을 없애는 데 노력했다. ▲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임 신부가 무턱대고 이 같은 사업에 착수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임 신부는 목축의 나라인 아일란드 태생이고 집에서 경영한 목장에서 배운 목축 기술이 있었으며 부친이 유명한 수의사였고 제주도의 기후와 풍토가 아일란드와 비슷한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사업에는 아무 경험도 없고 사람이「좋은 뜻」만을 무기로 사업에 손을 대거나,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의 허황한 약속어음을 보증수표로 착각하는 사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 농촌 근대화나 사회사업이 좋은 뜻만으로 이룩될 수 없음을 임 신부의 경우가 증언한다. 입지 조건을 고려한 치밀하고도 장기적인 계획, 경험적인 기술과 자격이 구비돼야 하는 것이다. 허허벌판에 무슨 단지라는 말뚝을 박아 놓고 빈민들을 쓰레기 버리듯 이주시키는 무계획한 처사나, 「사업」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 휘황한 꿈을 쫓아 허둥대는 것은 참으로 딱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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