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중앙혐의회가 발표한 71년도 교세 통계에 의하면 71년 12월 31일 현재 신자 총수는 79만3백67명으로서 지난해보다 2천2백85명이 많은 증가율 0.3%를 나타냈다.
50년대 후반기부터 60년대 전반기까지의 신자 급증의 황금시기를 지나고 60년대 후반기에 접어들어서 점차로 신자 증가율의 둔화현상이 나타나다가 70년대부터는 급격한 감소의 쇼크현상이 일어났다. 즉 69년의 증가율 4%에서 70년대 1% 71년에 0.3%를 보여 주고 있다.
한편 냉담자의 수는 9만4천 명으로서 신자 수의 12%에 달하고 있다.
더욱이 70년 말 현재 한국 인구 총수 3천1백47만, 인구 증가율 1.9%에 비하여 본다면 교세의 상대적 감퇴는 실로 놀랄 만한 현상이다.
그러면 그 근본적 원인이 무엇이겠는가에 대해서 검토해 가면서 대비책을 강구해 보고자 한다. 흔히들 말하기를 교세 부진의 원인이 사회의 시대적 사조에 있다고 한다. 즉 날로 팽배해 가는 물질주의사상과 과학과 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인한 생활의 안일화 현상, 그리고 기존 윤리를 부정하는 쾌락주의 풍조의 만연 등등을 열거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입교자의 수를 줄이고 기성신자 냉담의 수를 늘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교회가 사회의 구원을 궁극의 사명으로 하고 현세를 성화하는 책임을 자부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현대사회의 그러한 풍조 자체가 교회의 책임이 될 수는 없을지라도 교세 감퇴의 핑계는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본란에서는 교세 증가율의 감소문제를 주로 교회 자체의 반성하는 관점에서 고찰해 보려고 한다. 그 원인과 대책의 일단으로서 다음의 몇 가지를 들고자 한다.
①지금까지의 교회는 너무나 내향적인 자세이었다. 교회 밖의 사회로 나가는 것을 꺼리고 스스로 높이 쌓은 교회의 담장 안으로만 움추려드는 경향이 많았다. 그것은 또 이유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즉 교회가 과거의 이단의 침공과 정치적 박해에 시달린 나머지 항상 교회 밖의 세력에 대해서 방어적이고 호교적인 데 치중하였고 또 한편으론 교회가 스스로 성스런 것으로 자부하고 세상은 속된 것으로 경시하여 까마귀 있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말라는 식의 사고방식과 행동반경이 그려져 왔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교회는 대사회면에서 초월적 도피적인 안이한 종교의 자세를 견지하여 온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는 교회는 마땅히 외영적 자세를 취하면서 대사회적으로 참여적, 투사적인 방향 전환이 요청된다.
②지금까지의 교회가 개별 구령 위주의 선교 방침이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교회의 근본 사명이 인류 전체의 구원에 있음은 다시금 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제2차「바티깐」공위회 이후에 두드러지게 강조되고 있는 것이 바로 세계 안의 교회로서의 자세 바꿈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오늘날의 우리 신자들이 지나치게 자기 구령만에 치중한 나머지 개인주의적 이기주의적 신앙으로 흘러버리는 경향이 적지 않다. 교회가 원래 하느님의 백성인 무리(群)로서 구성되고 개별적이 아닌 공동체로서의 구원을 궁극의 목표로 할진대 자기 자신만이 구령에 앞서 다른 사람들 즉 사회의 구원에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예수께서 이 세상에 오신 목적은 인류에 대한 봉사에 있다고 선포하시지 않았는가! 교회는 지금 하느님의 백성들로 하여금 자기 자신이나 교회 자체에 대한 봉사는 강조하고 있지만 교회 밖의 사회에 대한 사랑과 봉사는 너무나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 우리는 혼자만이 구원받겠다는 제도적 교회만이 잘 되겠다는 등의 의식 구조에서 탈피하고 도도한 이 사회 안에 용감히뛰어드는 봉사자로서의 교회를 실증해 주어야 할 때가 왔다.
③선교의 방법론에 있어서도 교회는 아직도 구능의연하고 천편일률적인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늘은 바야흐로 대량 전달의 매스콤시대이다. 우리의 선교 방법도 일대일의 개별 전파의 방법만에 의존하지 말고 신문ㆍ잡지 등의 출판물과 라디오ㆍ텔레비 등의 전파 미디어를 통한 대량 선교의 수단을 개발해야 하겠다.
즉 매스콤을 타는 매스밋션에 크게 눈을 돌려야 하겠다. 근자 우리 교회에서 사회문제에 대한 주교 공동 교서를 발표하거나 성직절ㆍ부활절에 고위 성직자가 각종 메시지를 전달한 것들은 실로 앞에서 말한 바 매스밋션의 커다란 실증으로서 앞날의 교회 선교 방향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고 볼 수 있다.
④다음은 교회가 대외적으로 적극적ㆍ전진적 자세를 취하기에 앞서서 교회 자체 내의 역량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의 교회 내부 현상은 솔직히 말해서 아직도 성직자의 독존적 권위와 평신도들의 소극적 추종의 정신 풍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랜 전통과 인습에서 빨리헤어나지 못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긴박한 사회는 교회의 사회적 사도직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평신도들의 크리스찬적 사회 참여가 갈망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요망에 순응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회 안에서 적극적 참여정신이 함양되어야 하고 또 교회의 사명감에 대한 영성적 교육이 수반되어야 한다. 성직자는 권위보다는 좀 더 자부적인 사랑과 방임보다는 편달하는 교사로서의 신도 재교육에 주력해 줄 것을 요구하고 한편 평신도들에게는 개인주의적 신앙에서 공동체 의식의 신앙에로의 탈바꿈을 하는 동시에 교회의 대사회적 사명의 일선 장병적 사도직 완수에 대오 있기를 요청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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