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것들이 마당에서 오장(五腸)을 쥐어짜며 부르는 노래」 「권력자에 짓밟히고 가난에 찌들어 사는 민중의 한」(恨)을 푸는 해원(解寃)의 노래」
「판소리 일체창 성 김대건전에 부치는 놀소리」에서 김진소 신부님이 내린 판소리의 뜻이다.
법상종의 최위불님은 그 추천사에서 「죽을판 살판, 기쁜판 슬픈판 등 생로병사와 희로애락판을 잘 판단해서 제소리판을 만든 소리」가 판소리라면서, 판소리꾼을「현대인의 불감증 귓구멍을 소제하는 진짜배기 판소리 이비인후과의사」에 비유했다.
또 김수창 신부님은「인사말씀」에서 「하느님은 오늘도 우리와 함께 계시면서 우리나라에 당신 뜻을 한국문화 특히 국악을 통해 이루고자 하실 것」이라했고, 구상 시인은 「단순한 흥취가 아닌 신령한 소명감에서요, 예술과 신심의 혼연에서 오는 것」이라고 이 발표회를 소개했다.
장본인인 「허튼춤」의 무형문화재 용담 이용배님은 「소리의 본질은 하느님의 뜻을 아는 것」이라했다.
「6.29」 2주년 전날인 「6.28」은 나에게 역사적인 날이었다. 김진소 신부님은 자칭 「판소리에 문외한」이라셨지만 나야말로 판소리뿐만 아니라 국악에 무지몽매한 부끄러운 한국인이니만큼 이날처음 자리잡고 들은 판소리는「뇌성벽력형 충격」이었다.
저 오장육부가 송두리째 소리로 화하면서 하느님의 뜻을 토하는 성 김대건으로 변신할 때 나도 내「불감증 귓구멍」이 뚫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18년을 번역으로 오장육보가 뒤틀렸던 나로서 더욱 귀가 번쩍 트였던 것은「아멘」이 「좋다!」로 「알렐루야」가「닐니리아」로 옮겨지는 대목에서였다.
「사랑이 뭔지를 아는 사람만이 말할 수 있는 소리」인「아무것도 모르고 저지른 저 죄를 사하여 주소서」라고 기도한 성 김대건이 우리 신앙의 원조인 나라, 그「소리」를 이용배님이「예술적으로」계승하고 있는 우리나라, 겉으로는 참담하나 속으로는 하느님의 뜻이 바야흐로「밥과 김치로 질겨진 우리 오장육부」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임이 분명하니「얼싸 좋을시고」우리나라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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