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내 대모님의 목소리 !
『시간이 가능하면 「카르멘」발레티켓이 있으니, 세종문화회관 커피숍에서 만나…』허겁지겁 나의 일을 대충마치고, 오늘은 발레공연을 보기로 했다.
집시 카르멘이 친구와 싸움을 하다가 칼로 죽여 유치장에 수감되는데, 그녀의 유혹에 마음이 흔들린 돈 호세는 카르멘을 도망치게 한다. 사건 2개월 후 카르멘이 이번에는 투우사 에스카밀이오를 유혹한다. 그러나 카르멘 도피방조죄로 옥살이를 하고 나온 돈 호세는 점점 사랑의 포로가 되어 밀수업자들의 소굴에서 한패가 되고만다.
한편 세빌리아 투우장 앞거리에 카르멘이 에스카밀리오와 등장한다. 그때 돈 호세가 카르멘에게 마음을 돌릴것을 호소한다. 그러나 끝내 투우사의 뒤를 쫓아 투우장으로 들어가려고 하므로 분노가 폭발한 돈 호세의 칼에 찔려 카르멘은 죽고 만다.
30명으로 구성된 스페인 안토니오 다데스의 발레 공연을 보면서, 나는 S석이라는 자리가 우선 기분 좋았고, 짚시들의 치마폭에서 스페인의 냄새도 맡았고, 정열의 짚시 춤과 4분의 2박자의 노래「하바네라」의 향연에 매혹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인 것은 무대에 하얀 거울을 장치한 것이다. 따로 분장실이 필요없이 무대 자체에서 자연스럽게 관객들 앞에 거울을 보며 스스로 자신을 다듬는 예술! 그것은 정녕 스산한 오늘의 세계 속에 진실한 삶(예술)을 무언으로 추구하듯 했다.
결코 칼로 시작하여 칼에 끝나는 비극의 주인공 카르멘이 되기 싫은 까닭에 우리는 친구와 친구사이, 부부와 부부 사이, 국민과 국민사이『칼을 도로 칼집에 꽂아라. 칼을 쓰는 사람은 칼로 망하는 법이다』(마태오26, 52)라는 말을 명심해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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