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덮어두기엔 너무 아까운 미담이 있어 소개한다.
지난 14일 오후의 일이었다. 타고 온 택시 안에다 깜박 잊고서 돈 가방을 놓고 내렸다. 가방 속에는 아내의 돈과 봉투 속에 하느님께 봉헌할 30만원도 있었다. 그것은 하느님의 것이었기에 금액으로 따질 수 없는 천금 같은 보화였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어느 고마운 자매님의 정성 어린 성금으로 서울 마천동에 있는「애덕의집」으로 가야할, 휠체어 3대 값이었다. 그러니까 그곳 장애자 세 사람의 소중한 발이었던 것이다.
그러한 귀중한 돈을 택시가 떠나간 지 한참 후에야 알았으니 그 순간 아내의 충격이 얼마나 컸을 것인가? 정신 나간 사람같이 탈진이 되어 아파트 계단에 풀썩 주저앉고선 소리 없이 울며 『오 !주님 이 일을 어찌하면 좋단 말입니까ㆍ주님! 안됩니다. 꼭 되돌려 주세요』하며 하소연과 안절부절하기를 15분여 거의 체념했던 그 사이에 작은 기적이 아니, 착한 마음씨가 태동하며 오고 있었던 것이었다.
경비원 아저씨의 다급한 발자국 소리와 함께 가방이 되돌아왔다는 고함소리에 아내는 그만 저절로 『천주께 감사』를 연발하며 황급히 택시기사를 찾았다. 그 착한 마음씨의 고마운 기사는 감사드릴 틈도 주지 않은 채 횡하니 가버렸고 기적과 같은 벅찬 현실이 아내의 손에 꼭 쥐어져 있었다.
아내는 온갖 악조건과 건강도 아랑곳 하지 않고 1주일에 한번 열리는 어느 아파트단지의 험하디 험한 마당장사를 마다않고 자랑스럽게 하고 있다. 왜냐하면 아내는 그 통로를 통하여 또한 봉사에 없어서는 안되는 「연결고리」의 역할을 저수지 같은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살고 있다는 자체가 큰 은총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아내를 아는 자매들 모두가 친어머니같이 보살펴주고 따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오늘날 일반시민들의 정직ㆍ준법정신, 윤리규범의 파괴 등으로 국민정신은 멍들고 삐뚤어지고, 병들어 있다. 그 와중에도 우리사회에 아직은 훈훈한 인정이 넘치고 살맛나는 아름다운 향기가 조금은 남아있으니 퍽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핸들 잡은 예수님」같은 고마운 그 기사님과 그 가정에 주님의 풍성한 은총이 내리시길 거듭거듭 빌면서『천주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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