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노동청년회(JOC)는 지난 3일부터 4일 간 대전 가톨릭문화회관에서 12개 교구 대표 173명의 임원이 참석, 가톨릭 노동청년운동의 지난날을 반성하고 새로운 운동의 전환점을 모색하는 지도자 훈련회를 가졌다. (본보 820호 참조)
현하 각 단체들의 활동이 침체되어 있고 부진한 이때 JOC의 굳은 결의와 활동이 타의 본보기가 되고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 주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특히 노동 삼권은 인간의 기본권 중 하나이지만 현시국의 제도적 상충 때문에 이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숱한 어려움을 내포하고 있다 하겠다. 물론 우리는 국가적 견지에서의 상황 판단과 시대적 요청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추구하는 바는 법과 제도 이전에 인간 기본권에 대한 추구와 실현이란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지난해 주교단에서 발표한「공동교서」도 바로 이 점에 뜻을 둔 것인 만큼 말로서만이 아닌 적극적 참여가 있어야 함은 재언할 필요도 없다.
차제에 교회 내 각 액션단체가 어째서 침체되고 있는가 그 원인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지금까지의 대부분의 액션단체는 사람 위주로 일해 왔다. 모릇 모든 단체는 그 설립 취지와 목적이 분명하고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에 의해 조직을 갖추게 된다. 즉 조직을 통해 사업이 계획되고 활동이 진행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몇몇 주동 인물 중심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항구적이고 포용력 있는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조직은 시대적 사정에 따라 하향식 혹은 상향식으로 혹은 양자를 동시에 병발시켜 이룩할 수 있겠으나 오늘 우리 사회는 JOC처럼 최일선 각 회원의 참여와 열의를 중심으로 한 단위「섹션」에서부터 시작, 상부 구조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인물 본위를 중심으로 한 대부분의 액션단체는 구성원의 유동성에 크게 좌우 급기야는 회 본래의 취지와는 거리가 먼 이질적인 양상으로 변태되거나 용두사미 격으로 폐퇴 혹은 단순한 친목계 정도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둘째로는 감투 액션을 하고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필요에 의해 조직이 있고 부서가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단체들은 회원보다 임역원이 더 많은 불균형을 이루고 있을 뿐 아니라 감투 안배에 의한 일을 꾀하고 있다. 따라서 임역원은 회가 갖는 목적보다 회 자체 유지를 위해 혹은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참여하다가는 그 직을 그만두게 되었을 때는 그 회에서마저 멀어져 가고 만다. 이는 분명『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도록』하라는 그리스도 정신에 명백히 위배된다 하겠다.
셋째로는 돈 위주의 액션이다.
돈, 물론 회를 유지하고 소기의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하다. 액션기금 단체기금을 마련 확보코자 하는 의도는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기금이나 자금에 열중하여 액션 본래의 사명을 망각하거나 자금 관리 부실에서 오는 숱한 불미스런 물의를 야기하고 있다. 그러므로 돈 위주가 아닌 가치 있고 보람된 정신적이고 신앙적인 활동에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모든 액션단체들이 침체를 벗어나 새로운 회춘기를 찾기 위해서는 방법론적으로 JOC의 기복을 딛고 일어서는 그 결의와 자가 반성을 통한 연구 태도가 요청된다. 액션의 동기는 첫째 의욕에서부터 찾아야 할 것이다. 가톹릭액션은 그리스도를 알고 그리스도의 은혜를 알아 감사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깨닫고 실천하는 데 있다. 의욕은 무관심의 대칭이다. 사랑에서의 무관심, 생활에서의 무관심, 그리고 자기에서의 무관심은 오직 암흑뿐이다. 무관심이 광대한 사회는 곧 생명 없는 집단에 불과하다. 더욱이 무지에서 오는 무관심은 교육을 통해, 관습에서 오는 무관심은 계몽을 통해 구제될 수 있겠으나 일단 의욕을 가져 액션에 참여했다가 욕구불만에서 물러난 경우의 소위 신형 무관심은 정말 심각한 문제이다. 따라서 오늘의 침체현상을 새롭게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액션단체의 성격을 냉철히 재검토해 과감히 불합리한 요소를 시정해야 할 것이며 누구나가 의욕적인 참여가 있도록 제도적인 여건 부여와 책임 있는 지도력 그리고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자기 확립이 있어야 하겠다.
아집과 아존에서 오는 배타적인 항변과 안일무사를 바라는 소극적인 무관심은 공히 바람직한 태도가 아님을 다시 한 번 밝히면서 JOC의 굳은 결의에 적극적인 성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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