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 운동원들의 운명은 여름 한철을 사는 메뚜기의 생태와 비슷하다. 불뿜던 선거전의 막이 내리면 승자 편이든 패자 편이든 간에 그들은 어떤 허탈감에 빠진 채 또 다시 4년 간의 동면기에 들어가게 마련이다. 그래서 총선때가 되면「메뚜기 여름 한철」이란 말이 정당 소속 선거 운동원들 사이에 실감 있게 유행된다. 이 유행어는「선거 자금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농담과 함께 4년 갈증을 풀려는 운동원의 자금 횡령 내지 유용풍조와 깊은 관련이 있는 듯하다. ▲ 요즘 일부 교회 단체들에서 갈증 들린 일부 선거 운동원들의 부실현상과 비슷한 현상들이 잇달아 드러나고 있다.「공금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고 회장 임기가「메뚜기 여름 한철」로 여겨지는지 회의 기금까지 겁없이 유용 횡류하고 사용으로까지 돌려 기금 일부를 손실시키거나 탕진해 버리는 사례다. 이번에는 모 여성단체에서 성소 후원기금 일부를 회원에게 사채로 꾸어준 것이 채무자가 세상을 떠남으로써 회수가 불가능하게 된 사실이 또 불거졌다. 친구에게 돈을 꾸어 주면 돈과 친구를 모두 잃는다는 속담을 적중시킨 셈이다. ▲ 교회가 일곱 번씩 일흔 번까지 용서해 주라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라「누워 침 뱉는」송사를 벌이지 않고 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해서 공금을 함부로 겁없이 부실 관리할 수 있는가. 공금 관리 부실로 빚어지는 말썽과 상호 불신은 그 단체의 진로와 존립에까지 타격을 주고 관계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불명예를 안겨줄 뿐 아니라 교회의 이미지에 흙탕물을 끼얹고 만다. 이 같은 불행은 그 단체의 지도자들로 구성된 집행부가 공사를 분별치 못하고 책임의식이 희미한데다 기금과 일반 경상비조차 구별 못하는 무지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기금 관리와 公金의 수입 지출은 공개돼야 하고 합당한 절차를 밟아서 처리돼야 한다. 액션단체뿐만 아니라 본당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예산결산은 반드시 운영위원회나 재경위원회의 공개 심의를 거쳐야 하고 그 내용은 어떤 경로로든지 일반 신자들에게 알려야 한다.
이 같은 상식적인 절차를 무시하는 데서 무언가 침침한 구석이 생겨 그것이 사고의 원인이 되고 물의와 불신의 발단이 된다. 공금의 처리과정이 공개되고 그 행방이 뚜렷할 때 신자들의 참여도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며 백성들의 정성은 합목적으로 방향 잡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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