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을 넘기고 나니 중복을 눈 앞에 둔 대서, 과연 절후의 이름답게「몹시 심한 더위」다. 이러한 삼복 염천의 무더위 속에서는 고독을 취미로 하는 우울한 철학도도 밀실의 어둠을 버려야 한단다. 육체도 사색도 모두 개방시켜야만 하는 것이 여름의 생리라는 것이다. 이 같은 여름의 개방성에 힘입어 집안 사정을 짜증 비슷하게 노출시키는 것은 또한 평범한 인간의 생리일 것이다. ▲지난 주 화요일에 있었던 NCC(기독교 교회협의회) 매스콤위원회의 1일 협의회는 한국 종교계 주간지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거의 모두 들춰내어 진지하게 논의했다. 교파와 지방적인 편견이 독자 확보에 지장을 주는 점이라든지 교회 기관에 무료 제공되는 무가지 문제 수금문제 광고 덤핑문제 종사자 양성 및 대우문제 등은 바로 가톨릭시보가 겪어 왔고 또한 겪고 있는 문제들이었다. ▲무엇보다도 6개 신문사 즉 크리스찬신문 주간기독교 복음신보 교회연합신문 기독공보 기독신보들이 난립해 있는 형편에선 이 같은 문제들이 해결될 수 없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애써 돈 벌어 신문사 하는』명분을 자주 거론하면서『애써 돈 벌어』라는 말을 전제로 하는 것은 자립과는 거리가 먼 사정을 의미하는 말로 들렸다. ▲이 같은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회 지도층에서는 교파 간의 폭 넓은 대화를 모색하면서 우선 기구 통합을 시도한 후 신문사 통합까지 구상하고 있는 것 같다. 야당지(?) 비슷한 주간지를 하나 더 창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자주 대두되는 가톨릭교회의 사정과는 정반대되는 현상인 것이다. ▲특히 이번 협의회에 연사로 나선 유석종 교수가 D일보에 게재된 교회 관계 기사를 내용 분석한 것은 주목을 끌었다. 한 달 동안 D일보에 비춰진 교회의 모습은 정상보다는 비정상이, 밝은 면보다는 어두운 면이 더욱 뚜렷이 투영되고 있었다. 일반 매스미디어에 투영된 교회의 모습이 이처럼 전교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사실은 교회의 대 사회 홍보활동과 일반 매스콤 이용문제에 어떤 심각한 경종을 울려 준다. ▲교회가「매스콤에 관한 교령」을 제대로 따르자면 우선 교회 내의 갖가지 사건들이 일반 매스미디어에서 각광을 받도록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매스콤이 교회보다도 더 빠르고 더 조직적이고 더 많은 대중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를 교회는 의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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