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교회의 공용어위원회는 미사경문을 약간 보완했다. 주의 기도 후 사제가「평화의 축복을 나누십시오」하면 신자들은「진심으로 축복합니다」고 응답케 하고 미사 끝에는 사제가「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고 말하도록 한 것이다. 미사의 참뜻을 살리려면 시대에 따라 변해 가는 산(生) 언어로 경문을 고치거나 보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교회는 교회의 진리 자체를 불변토록 보존하기 위해서도 새로운 표현을 써야 하는 것이다. ▲산 언어에 의한 새로운 표현은 본뜻에 걸맞고 자연스러워야지 그렇찮으면 시비와 혼란의 불씨가 된다. 어느유명한 노사제는 특히 변경된 성모송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다. 유족들이 흐느끼는 주검 앞에서 신자들의 기도를 바칠 경우『…마리아여 기뻐하소서』하는 방정맞은 인사보다는 종전의『하례하나이다』나『마리아여…인사드리나이다』가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또한「태중의 아들 예수」는 예수가 아직 태중에 계신 분 같이 돌려 이미 토착화된「복 중에서 나신 예수」가 더 자연스럽다고 주장한다. ▲그는「이에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의「말씀」도 너무 어려운 신학적인 문제이기에 역시 토착화된「천주의 성자 사람이 되시어」가 알기 쉽고 자연스럽단다. 또한 갈멜을「까르멜」로 고치고 복음사가「요왕」과 세례자「요안」을 구별없이「요한」으로 통일한 것도 꺼림직하다는 그는「첨례」를「축일」로 고친 것도 못마땅해 한다. 예식에 참례한다는 뜻이 오늘날 일반화된 축제의 뜻으로 바뀌어 버리기 때문이다. 특히「예수수난축일」「성모칠고축일」의 경우「고난을 받고 계시니…축제의 풍악을 올리자」는 말이 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그의 이의는 역시 이의로 그쳤기에 앞으로 주교회의 공용어위원회와 관계자들이 검토할 여지를 주고 있다. 한편 그와 아주 대조적인 어느「노신부」는 주의 기도 사도신경 고백의 기도까지 제 맘대로 표현하거나 말마디를 가감한 미사경문을 대중미사란 책자로 인쇄하여 자기 본당에서 사용하고 있다.「대중미사」의 내용을 일별하면「주께서 형제자매들과 함께 계셔지이다」「또한 신부님과 함께 계셔지이다」「세상의 죄를 집어 치우시는 천주의 어린 양이여」「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등등 손질 안 한 데가 없을 정도. ▲전례헌장 22조에는「비록 사제일지라도 자기 맘대로 전례에 어떤 것을 첨가하거나 혹은 삭제하거나 변경하지 못한다」고 못 박고 있지만, 세칭 「특별교구」의 유아독존적 독선 앞에서는 헌장도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녹아 버리는 모양이다.「일치의 성사」라고 자랑해온「로마」가톨릭에 뛰기만을 위해서「뛰는」열교가 생길 징조인가. 공용어위원회와 전례위원회의 침묵, 이 무정부 상태! 이 카오스적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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