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본격적인 피서철에 접어들었다. 도시민이면 누구나 휴가를 얻어 피서를 떠나고 싶어 하는 계절이다. 물론 국가 전체적으로 볼 때 여름철 피서를 가는 사람보다는 아직도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어쨌든 우리 신자들에게도 피서는 예외일수가 없다. 그것은 7‧8월의 전국 각 교구 도시본당들의 경우 주일미사 참례자 수가 현저히 감소되는 현상 하나만 봐도 짐작하고 남는다.
우리 교회로서는 피서철에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대해 염려와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신자들의 신앙생활이 계절에 따라 혹은 상황의 변화에 따라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으며,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완전 자유방임식이 되도록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신앙생활 자체가 신앙인 각자의 결심과 결단에 따라 자유롭게 할 수 있음은 재론할 필요가 없다. 사목자나 부모가 아무리 강요한다 해서 본인이 내키지 않으면 신앙생활은 할 수 없다. 즉「말을 강가에 까지 끌고 갈수는 있으나 물을 먹일 수는 없는」노릇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말을 강가에까지 데리고 가는 역할이 문제이다. 다시 말하면 피서를 떠나는 신자들에게 피서중의 신앙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는 일이다.
피서중의 신앙생활 안내는 첫째 소속본당에서, 둘째 피서지 인근본당에서, 셋째로 교구 혹은 전국 교회차원에서 해야 할 일들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먼저 소속본당에서는 피서기간중의 신앙생활 지침을 마련해 주어야할 것이다. 예를 들면 도시의 비좁은 생활공간을 떠나 대자연속에서 절대자의 손길을 체험할 수 있는 기도문의 제작이나 성가선곡 등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만일의 경우 피서지에서 주일미사 참례가 불가능한 상황을 고려, 주일의무를 대신할 수 있는 규정집 같은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지금까지 주일미사 참례를 궐할 경우 주의기도, 성모송, 영광송을 몇 번 바치면 된다거나 묵주의 기도를 몇 번하면 된다는 식은 너무 허황한 느낌마저 든다.
신자편에서도 주일미사를 빠지고 대송하고 나면 찝찝한 느낌을 지울 수 없어 고백성사를 받아야하지 않느냐는 의문들이 많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피서지 인근 본당들이 고려해야할 일은 피서중인 신자들이 성당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안내판의 설치를 비롯, 미사참례를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미사시간 및 장소 등의 배려이다.
이와 관련해 고무적인 현상은 최근 2~3년내 피서지 인근본당 가운데 안내판설치와 미사시간 및 장소 등을 피서중이 신자들을 위해 배려하고 있는 곳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피서지역 본당들이 다소의 어려움과 불편이 있더라도 전국 신자들을 공동 사목하는 한국교회입자에서 이 같은 배려를 계속해 주기를 당부 드리고 싶다. 그리고 아직 피서신자들을 고려하고 있지 않은 본당들도 가능한 빠른 시일에 동참해 주기를 요청 드리는 바이다.
앞서 지적한 두 가지 사항이보다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각 교구 차원에서, 그리고 주교회의 등을 통한 전국교회 차원에서 해결방안이 제시되었으면 하는 바램 간절하다.
그것은 피서를 떠나는 신자들이나 피서지를 찾는 신자들이 어느 교구에만 소속된 신자가 아니라 한국교회 신자라는 데서 그 당위성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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