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일 자정을 기해 발동된「경제 안정과 성장에 관한 긴급명령」은 8월 한더위의 땀을 식히기에 족한 청량제와도 같은 빅뉴스라 해 틀림없다.
기대와 당황이 엇갈린다는 세상의 동정을 말해 주는 신문 보도를 훑어보며 오늘 현실의 모퉁이나 뒤안길에서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보아 넘기기에는 문제의 중요성과 심각성에 무엇인가를 생각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물론 나와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다손 치고라도 8ㆍ3 긴급경제조치를 평할 아무런 지식이 없음은 물론 제언의 자격도 없다. 그러나 오늘 교회의 메시지가 복음의 선포와 직접 연결되어 있는 세상 안에서 일어나는 오늘의 문제에 당면하여 살고 있는 우리는 인간을 위해서 앙가쥬망 해야 하는 신자의 의무를 느끼면서 오늘의 현실에 국외자로서가 아닌 참여자로서 의무를 적어도 생각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년 그렇게 웃을 수 있니. 지금 중국에선 고난 속에서 허덕이는 아이들이 있다는데…』이 이야기는 젊은 시절부터 멀리 있는 타인의 불행을 그대로의 무게로 재빨리 감수할 수 있는 능력과 타인의 행ㆍ불행을 밑바닥에 숨은 고통과 기쁨까지를 자신도 같은 정도로 다 맛보려는 피나는 인간상에 불타 일생을 조국 프랑스아 버림받은 노동자 안에서 보냈던 시몬 베이유의 말이다.
솔직히 우리는 나와 상관이 없다는 이유로 국외자 내지 방관자 노릇을 수없이 해왔던 일들에 새삼 부끄러움을느낀다. 세계에 오욕과 불행이 아무리 많을지라도 겨자씨 한 알 만한 작은 희생의 물방울을 그곳에 덜어뜨림으로써 세계의 변혁이 가능하다고 최후까지 믿고 행동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멀리 프랑스에까지 갈 필요 없이 내 조국 이 땅 위에도 특히 광복운동을 하다 숨진 선열들의 일대기에서 읽을 수 있다. 비탄과 혼란과 조국을 잃은 설움 속에 던져진 겨레에 대한 깊은 연민을 품고 미국에서 점령하의 프랑스에 잠입할 목적으로「런던」으로 건너와 가장 위험한 일을 맡겨 달라고 호소하는 처녀 시몬베이유나 독립 만세를 부르짖으며 자유를 외치다 숨진 나 어린 한국의 소녀 유관순 언니의 외침은 어쩌면 자유 프랑스나 한국의 해방의 감격을 위해 뿌려진 밑거름이 되었음이 틀림없다.
그것은「바빌론」강가의 노예생활의 설움을 달래며 해방의 그날을 그리며 살던 선민 이스라엘 백성이「가나안」복지를 향한 EXODUS의 감격이 죄와 죽음에서 인간의 완전한 해방을 알리는 그리스도의 부할로써 절정에 달했던 구세사의 일대 거사를 기억하는 우리 한국인 해방으로 더욱 실감나는 사건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부활의 감격이나 광복절의 감격이 결국 다른 이의 힘에 의한 해방이었음을 상기할 때 우리의 힘에 의한 또 하나의 해방-가난에서의 해방-을 위해 그날의 감격을 되새길 수 없을까? 위대한 사회 건설을 위해 취해진 8ㆍ3 긴급명령은 광복의 터전 위에「뿌리를 박는 일」이요 또 하나의 해방을 위한 전진 신호임을 생각하면서 내일의 한국을 위한 크나큰 도전임을 실감한다.「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오늘의 현실 앞에 대응하여 맹자와 양혜왕의 대화를 기억하자. 양나라 혜왕이 맹자더러 『어른께서 장차 우리나라를 이롭게 할 방법이 무엇이겠습니까』하니 맹자일『何必日利리요 오직 仁義가 있을 따름이요』했다 하지 않는가! 利냐에 앞서 義를 추구하는 새마음 운동으로 8ㆍ3 성명을 실천하고 이런 마음으로 또 하나의 광복절을 맞이했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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