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승천축일 기념호라고 볼 수 있는 지난 주 본보 1면 톱에는 느닷없이「예수 십자가에 처형되다」「인류 구원 위해 고난의 길로」라는 제하에 예수의 최후와 잡힘과 재판에 관한 복음 성서의 기록을 요약, 기사로 싣고 있다. 그 아래, 더 큰 글씨로「금 추기경 시국관 밝혀」제하에 김 추기경 CCK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메시지를 발표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그러나 그 메시지와 회견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 ▲이 신문을 받아든 독자들 중 대부분은『아하! 깎였구나』하며 형언할 수 없이 심각한 표정을 짓는 이도 있고『2천년 전의 기사를 (이스라엘발 연착)도 없이 왜 이제 와서 보도하나』하며 짐짓 목석 같은 체 폭소를 터뜨리는 사람도 있고『예수가 왜 별안간 쳐형됐나, 김 추기경의 메시지와 무슨 관계가 있나』하며 사뭇 능청을 떠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얼마 전에 중국 長沙의 고분에서 2천1백년 전의 여인이 발굴되어 크게 보도되더니 가톨릭시보도 그 영향을 받은 모양이라고 웃기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사정을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는 신자들이다. 이들은 가톨릭시보가 현시국과 교회의 처지를 상징(?)하는 기사를 보도해 주어 좋은 묵상 자료를 얻었다는 태도다. 묵상을 한다면 톱기사에서 현실적인「이미지」를 많이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예수-십자가-빌라도-대제관들-율법학자들-유다-제자들-등등. ▲이렇게 생각이 지나치게 비천하면, 예수께 가까이 와서 입맞추려 한 그 유다의 세력이 요즘은 얼마나 확대되었을까 하는 데까지 상도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현대에 와서 유다와 빌라도의 술친구까지 대폭 늘어나 그 세력이 12분의 7을 훨씬 넘을 것이라고 억측해서는 안 된다. 또한 2천년 전의 유다와 오늘날의 유다는 그 정의에 있어서도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유다가 배신할 줄 알면서도 끝까지 신임한 예수의「어리석음」과 겉옷을 달라면 속옷까지 벗어 주고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마저 대 주는「바보스러움」으로 세상을 살다 보면「예수, 무덤에서 부활하다」는 제하의 톱기사도 볼 날이 있을 것이다. 그날이 오면 지난 주 본보 1면 톱기사도 좀 더 선명히 이해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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