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에는 보육원에 갈 테니까 부모님께 늦는다고 말씀 드리고 나와라』며 선생님께서 다음 주에 전례부와 함께「혜성보육원」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보육원이라고는 처음 가보는 나는 무척 궁금하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드디어 일요일 !
전례부 선생님과 여러 친구들과 함께 미사와 교리를 마치고 보육원에 갈 채비를 하고 나섰다. 버스를 타고 약 15분정도 가니까 보육원이 보였다.
석암천주교회에서 왔다고 하니까 금방 알고 들여보내 주었다. 우리는 처음에 유아방으로 갔다 내 동생만한 아이들이 앉아서 식사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식사 전이기 때문에 방에는 들어가지 못했는데 그냥 아이들 모습만 보아도 왠지 모르게 마음이 측은했다.
다음에 아가방으로 들어갔다. 모두 얼굴이 이상하게 생긴 아기들이었다. 코와 입이 달라붙은 아기, 코가 없는 아기... 우리는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 눈을 감고 밖으로 나오려고 하였다. 그런데 그 아기들은 우리들의 옷자락을 잡고 놓지들 않았다. 우리는 다시 들어가 조용히 묵주를 꺼내고 천천히 기도하였다.
『하늘에 계신 우리아버지......』기도를 하는 동안에도 아기들이 다가와 안경 쓴 아이들의 안경을 벗기고 묵주도 빼앗았다. 아기들을 돌보시는 수녀님께서 말리셨지만 아기들은 끝이 없었다. 우리는 기도를 마치자마자 아기들을 안아주었다.
갈 시간이 되어 우리가 밖으로 나올 때 아기들은 종종 걸음으로 쫓아 나왔다.
『엄니 엄니!』
입술과 혀가 달라붙어 말도 잘못하는 아기의 울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버스를 타고서도 자꾸만 뒤를 돌아보았다. 뒤를 돌아볼 때마다 아기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나는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마음속으로 기도했다.『예수님! 언제나 이 아기들을 사랑하시고 지켜주소서』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