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서와 함께 휴가를」이라는 「가톨릭신문」활자를 보면서 평소 우리 교인들이 신앙서적을 잘 안보는 느낌을 가졌다.
시간이 없고 생활에 쫓기고 TV 등 각 정보미디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지금 답답하게 책을 읽는다는 것이 어쩌면 비능률적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책읽기를 습관처럼 좋아하다 보니 신문에 소개된 장금구 신부님의 사제서품 50주년기념인 「사목반세기」 소개를 보고 신부님께 편지를 드렸다.
고령의 신부님께서는 잊지 않으시고 편지와 함께 책을 보내셨다. 어찌나 반가운지 2회에 걸쳐 열심히 읽었다. 편지에는 『뜻밖에 귀하의 축하를 받고「사목반세기」의 청구를 받고나니 감사하기보다 당황한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50년이란 긴 세월을 살면서도 뚜렷한 업적하나 남기지 못한 저로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지요.
그런데 너무나 시간에 쫓겨 오자가 많으니 적당히 읽으시기 바라며, 책값은 정가가 없으니 한번 읽는 것만도 책값이 넉넉하니 그리 아시고 부담 없이 받아주십시오』라고 적혀있었다.
1989년 6월18일 겸손하고 존경스러운 편지내용이었다 나는 이 편지를 읽으면서 평소 요즈음 신자들이 우리 옛 교우들의 살아온 모습, 전교의 모습을 너무 쉽게 평가하는 경향을 느꼈다. 사제생활 반세기를 후배사제와 모든 신자에게 공개해 그 시대를 알리고 요즘 신자에게 가르침을 주신 그 건강ㆍ정열에 깊은 감사를 드리면서 그 당시의 사제생활은 고통과 희생의 연속으로 주님의 십자가 길을 함께하는 생활과, 한편 생각하면 지금의 신부님과 비교하면 구세대신부님에 속하시지만 신부님의 정열, 선견지명으로 오늘의 교회모습을 만들게 하셨다. 은퇴하신 후에도 계속 본당사목을 위하여 동분서주하신 그 모습에 평신도로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장 신부님은 태어난 고향에서부터 신학교과정, 신학교육을 위한 나의 제언, 보좌신부님 시절의 회고, 6.25동란 체험기, 왜정말년의 사목, 개척교회사목의 체험기, 수녀지망자에게, 냉담자는 왜 생기는가, 사제의 은퇴생활 소개 등 특히 냉담자는 왜 생기는가는 사제, 평신도임원들이 깊이 읽어야 할 대목이라 생각된다. 이 한권의 책에는 사제한분이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오신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어 나 같이 신앙심이 약한 신자는 큰 도움을 받고, 너무 많은 것을 느껴 이 책을 쓰신 신부님께 두 손 모아 경건히 인사드리며 노후의 건강과 하느님의 은총이 신부님과 함께 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많은 사람이 이글을 읽었으면 하는 심정에서 이 글을 띠운다. 평소 신자들이 신앙 독서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도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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