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의 길>
대추알 주렁주렁
빨갛게 익은 가지
아름 든 밤송이 따
동심도 살찌던 길
순교자 묘지를 찾던
그때 그 길 그리워.
<묘지>
묘비도 없는 무덤
잡초에 쌓였어도
산새들 노래하고
무명초 꽃을 피워
님 위해 피 흘리신 넋
외롭잖은 그 섭리
<순교자>
순박한 농군으로
문명은 몰랐어도
님의 뜻 먼저 알아
목숨과 바꾼 영광
흘린 피 마르지 않고
꽃이 되는 아아 구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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