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3년에 폭격으로 교회당은 다 파괴됐고 신앙을 포기한 사람도 많아져 누가 신도인지 알기가 곤란하다. 개별적으로는 혹시 있는지 모르겠고 지방에는 있는지 모르겠다. 교인들이 앞으로 교회당을 짓자고 하면 지을 수도 있다. 공화국 헌법 14조에는 신앙의 자유가 보장돼 있다』-북의 조선민주당 중앙위원장 강양욱이 북한의 기독교계 형편을 묻는 기자에게 한 답변 요지다.
▲전직 목사 강의 이 같은 언질로 미루어 북한에는 교회가 완전히 말살되었음이 더욱 확실해졌다. 혹시 지하에는 저 로마시대의「카타콤」과 같은 지하교회가 존재할지 모른다는 한 가닥 기대는 있다. 그렇다고 이 한 가닥의 기대가 기독교인들의 안타까움과 서글픈 마음을 달래줄 수는 없다 ▲아무튼 이번 남북회의은 지금까지 우리가 그렇게 사무칠 만큼 느끼지 못했던 많은 교훈을 주었다. 자유를 상실한 후의 그 타락이 얼마나 무서우며 자유를 되찾는 일 또한 얼마나 어렵겠는가를 통절히 느꼈다. 보도된 기사와 사진을 통해 북한 사람들의 무표정과 천편일률적인 획일성을 보고 개방사회와 폐쇄사회의 엄청난 거리감은 가히 끔직스러운 것이었다. ▲인간의 존엄성 그 자체에 바탕을 둔 종교 자유의 기본 권리가 말살된 곳에서「인간정신」을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런 곳에서 여타의 인간 기본권이 보장될 리도 없다. 특히 이번 회담 때 남의 대표가 식사 전에 기도하는 것을 본 북의 대표가『과학적이 아니라』고 했지만 공산주의 치하에서는 과학화도 어려울 것이다. 과학적인 진리 탐구가 공산주의의「도그마」에 의해 상당히 제약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전지향적인 창의성도 살릴 수가 없다. ▲한편 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이범석 수석대표는 자유의 바람을 북에 불어넣지 않기로 한 것이 7ㆍ4 공동 성명의 정신이라고 강조하면서『저쪽에서 공산의 바람이 불어오면 좋은가』고 반문했다. 이 대표의 이 답변은「명답」같이 수긍이 가면서도 약간 소극적인 것 같은 느낌도 든다.『우리 체제에 자신이 있다. 』면 그까짓 공산의 바람이 불어온들 겁날 것도 없지 않은가. ▲우리 체제 즉 자유민주의의 우위성이 이미 확보돼 있다면 이제 남은 일은 그 우위성을 더욱 견고케 하기 위해 민주 발전과 자유 신장에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민주주의의 생명의 근원인 비판을 듣기 위해서는 자유 언론에 대한 원천적인 간섭을 하루 빨리 지양해야 하고 집회 결사의 자유도 보장해야 한다. 그래서 한민족이면 누구나『자유가 서식하는 이곳이 바로 나의 고향』임을 실감케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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