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7일자 가톨릭시보 제2면에 보면 우리나라의 김 추기경님과 일본의 가톨릭지와의 인터뷰 기사가 있다. 그 중에는지금의 교회 조직력이나 정신력으로는 충분한 활동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 그리고 또 현재의 여건으로 유일한 한국 교회의 발언 장소는「강론대」밖에 없다는 말도 나온다. 그보다 앞서 8월 13일자「예수 십자가에 처형되다」라는 기사나 그 다음 8월 20일자 반사경의 기사 같은 것을 읽노라면 서글퍼지기조차 한다.
그래도 강론대가 남았으니 다행이라고 자위할 것인가? 그러나 문제는 강론대에도 있는 것 같다.
즉 6천여 자에 달한다는 그 메시지는 그만두고「농촌청년 20호」에 1천 2백여 자로 줄여서 게재한 발췌문이나마 소개한 강론대가 과연 몇이나될까 의심스러운 것이다. 그리하여 그 유일한 발언 장소도 실은 명동성당 구내에 한 곳밖에 없다면 문제는 보다 심각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상태의 교회 조직이라면 약한 정도가 아니고 이래서는 80만 신도가 아니라 8백만 신도라도「빽」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전체주의적 조직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주교회의에서 합의된 공식 견해라면 모든 신자들에게 고루 전달될 수 있고 또 실천에 옮기도록은 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거두절미하고 간략하게 다음 몇 가지를 전체 교우 특히 지도적 위치에 있는 분들께 건의하고 싶은 것이다.
첫째 편제를 보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즉 전교와 직결되는 조직 부서를 명백히 하고 CCK와 연결되는 초교구적 통신 연락망이 확보돼야 하며 노동ㆍ부녀ㆍ청소년ㆍ농어민ㆍ문화ㆍ예술 등 분야에 대한 편제상의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 본당 편제도 보강해야 할 것이다. 즉 실무부로서 최소한 총무ㆍ전교ㆍ재정의 3개 부서는 확보돼야 하겠고 비능률적인 각종 위원회를 단일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세째 공소 구역반의 상위에 읍ㆍ면ㆍ동 단위의 연락사무소를 설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넷째 적어도 연락사무소에 1인, 본당 각 부서에 1인 또는 그 이상, 교구 부서에는 충분한 수의 상근 직원을 확보하고 공소 및 구역반에도 충분한 행동요원을 확보해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다섯째 이런 조직을 유기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초교구적 기본법ㆍ인사ㆍ보수ㆍ징계 규정ㆍ활동ㆍ사무 규정들을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여섯째 적어도 CCK 직영의 월간지 주간지 일간지 각 1총식을 확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지금 월간지로는「창조」가 있는 것으로 알며 주간지와 일간지가 문제인데 만약 시설이 불가능하다면「가톨릭시보」와「대구 매일」을 잠정적으로 CCK에 예속시키는 편법도 가능할 것이며 이것은 모든 것이 중앙에 위치해야 한다는한국적 병폐를 시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방대한(사실은 그렇게 방대할 것도 없지만 어 쨌든 지금보다는)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운영비가 필요하겠지만 교회가 신자와 신자들이 속한 사회의 참다운 이익을 위해 행동을 시작했다고 알면 신자들은 자진해서 협력할 것이며 교회는 확장될 것이기 때문에 문제될 수 없고 또 자금 사정이 원활해질 때까지의 공백기에는 무보수 봉사를 희망하는 신자가 적지 않으리라고 보아 할 마음을 먹는다면 언제든지 가능하리라고 믿는다. 그리고 이 일을 해낼 수 있는 정신력이라면 무엇이든지 될 수 있다고 보며 착한 마음으로 시작하는 일에는 하느님도 함께 하시리라 믿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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