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아름다운 시간입니다
초저녁 별 하나가 눈에 밟히고
램프가 켜지면
때 묻은 손을 들어
성서를 펼쳐 듭니다.
내가 아직 고운 봄 어린 애였을 적에
자주 들려 주시던
그 말씀은
작은 가슴에 생생히 살아 있습니다.
착한 천사 아기가 되라시던…
어머니
구름 가듯 물 가듯 세월이 흐르고
저기쯤에서 손짓하는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의 행렬이
쉬어갈 동안
저는
어지러운 군상들을 무수히 보았습니다.
먼 광야에서 돌아왔을 때
성전 아름다운 문에서 멱 감는
한 마리의 산양을 보았습니다.
어머니
마냥 행복한
저 어린 양의 꿈을 깨우면 어떻게 될까요?
아직 별이 기울지 않는
아름다운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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