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타임지에는 이태리「나폴리」의 대주교인 울시 추기경이 엄숙한 표정으로 산겐나로 (SANGENNARO) (성 야누아리우스)의 유혈함(?)을 높이 들고 있는 사진이 실려 있다.
「나폴리의 교부」라는 제하의 기사와 함께 게재된 이 사진에는「울시 추기경과 유해함 기적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지난 9월 하순, 울시 추기경은「나폴리」대성당을 메운 회중을 향해『우리는 쇼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의 기적을 증언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한 후 회중과 더불어 기도를 바치기 시작했다. 기도를 시작한 지 40분. 유리로 밀폐된 유혈함 속에 검은 수정체로 응고돼 있던 산 겐나로의 피가 거품을 일으키며 액화되는 기적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대성당의 모든 종이 울리고 회중은 흥분을 억제하면서 감사기도를 계속했다. 그날은 바로 4세기 때 순교자로 알려진 성인의 축일이었다. ▲이 같은 기적은 적어도 지난 5백 년 동안 1년에 몇 번씩 일어났다. 그러나 산 겐나로 축일은 1969년부터「바티깐」의 공식 교회층에서 몇몇 성인의 축일과 함께 빠지고 말았다. 성인의 존재가 의심스럽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최근에 나온 백과사전에서도 산 겐나로의 기적을『이교화한 신앙의 잔재로 교회는 나폴리의 관습으로 여긴다』는 정도로 주석을 달고 있다. ▲사태가 이쯤 되니 모든「나폴리」시민의 피가 끓지 않을 수 없었다. 한 신문은 사설을 통해 산 겐나로는「나폴리」의 수호 성인일 뿐 아니라 교부라고 선언했다. 또한「나폴리」종합대학의 어느 교수는 현대 가톨릭 신자들이 빈혈신앙을 가졌다고 비난했다. 그는 자기 대학교의 과학자들을 동원,「나폴리」의 수호 성인의 피현상 연구 허가를 울시 추기경으로부터 받아 놓았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으나「나폴리」시민의 믿음을 흔들 수는 없을 것 같다.「바티깐」도「나폴리」시민의 산 겐나로에 대한 믿음을 위축시키지 못했다. 산 겐나로가 교회층에서 빠진 후 어느 격렬한 신자는 대성당 안에 있는 산 겐나로 성인의 제대 위에『산 겐나로여, 저주하지 말아 다오!』라는 낙서를 하기까지 했다. 기적에 대한 이 같은 신심은 기도하는 사람들이 기도 중에 바라는 바가 바로「기적 같은 일」이 많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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