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교주일은 신앙교리성성 설치 3백50주년이고 또 전교회 창립 1백50주년에 해당하는 기념주일이기도 하여 더욱 의의가 깊다. 그러므로 전교회 주일에 대한 교회 메시지에서도『금년 전교회 주일은 하느님의 백성 전체가 선교의 의무를 이행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제하고 다시『모든 크리스찬은 성세를 통하여 근본적으로 선교적인 교회에 결합되었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이 특별히 전교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때에 새삼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직시하면서 미래를 구상해 보려고 한다. 먼저 오늘날의 한국 교회의 전교 현황을 살펴볼 때 교세 성장의 침체기에 직면한 느낌을 갖는다. 즉 과거 50년대에서 60년대 초반에 이르기까지는 교세가 약진하는 황금시기였다. 그러나 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에 들어서면서 교세 증가율은 문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이 최근 몇 년 간의 교세 통계에 나타난 사실이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인구 증가율이나 경제 성장율의 상승에 반비례하여 교세 증가율이 현저하게 둔화된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그 원인은 대체로 다음의 몇 가지로 집약해 보려고 한다. 먼저 외적 사항 즉 시대 사회 사조로서 물질 지상주의사상의 팽창을 들지 않을 수 없다. 급진적 발달로 말미암아 급속도록 증진함에 따라 만사를 과학이나 물질로써 해결하려는 사상이 인류 안에 편만하게 되었고 따라서 영신적인 종교생활에 사람들은 점차로 머리를 돌들리고 마는 것이 오늘날의 현대사회의 커다란 특징의 하나이다. 이것이 아마 우리 교회의 전교가 부딪친 제일 큰 장벽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은 내적 사항 즉 교회 자체에서 오는 원인을 몇 가지만 들어 본다면 첫째로는 선교 방법에 있어서 시대사상과 사회 풍조의 엄청난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선교적 사고와 방법이 아직도 구태를 탈피치 못한 천편일률적인 안역한 방법으로 대응하는 태도를 들 수밖에 없다. 공의회는「시대의 징조 」를 보라고 외쳤다. 그리스도의 복음은 마땅히 그 시대 시대에 알맞게끔 적응하면서 선포되어야 한다. 둘째로는 우리 교회는 평신도들의 복음 전파의 보편적 사명에도 불구하고 전교에 대한 지식의 부족 방법론의 결여, 그리고 열성의 미약 등도 간과할 수 없는 원인의 하나이다. 이것은 개신교 신도들의 그것과 비교해 볼 때 즉시 알 수 있는 일이다. 끝으로 한 가지만 더 추가한다면 일선 사목을 담당한 성직자들의 선교적 사기의 침체에도 책임의 한 부분은 있을 것이다. 위에서 말한 바 물질사상의 풍조와 안일과 쾌악 위주의 생활관으로 인한 신앙 냉담자의 중가와 영세 입교자의 감소현상은 성직자들로 하여금 전교에 대한 사기를 저하시키고 의수를 감퇴케 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그러면 앞으로의 전교 방안으로서 어떠한 새로운 것이 구상되어야 할 것인가. 본문에서는 그 시안의 하나로서 몇 가지 문제점을 제시하려고 한다. ①예비선교에 주력을 경주하는 문제. 과거에는 구도자에 대한 직접전교의 방법을 써 왔으나 오늘날은 개별적인 구도자를 찾기 전에 먼저 일반적인 구도자 예비군을 형성하는 데 힘써야 할 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문 라디오 텔레비 등 출판물을 통한 매스콤 활용의 예비선교에 중점을 두어야 하겠다.
일례를 든다면 방송국의 특정 프로그램을 개척하거나 신문의 어떤 칼럼란을 담당한다든지 하는 따위이고 또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일반 지성인을 위한 입문 안내서의 출형 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 전 교구적으로 성직자와 평신도를 망라한 사계 전문가의 지혜를 빌어서 몇 종류의 구도자를 위한 길잡이 책 같은 것이 하루 속히 햇빛을 보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②예비자를 위한 교리교육面에 있어서도 과거의 평면 방법에서 입체적 방법 즉 각 계층별로 다양성을 채택하고 또 과거의 산발적인 방법보다는 집중적 방법을 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 같다. 예를 들자면 교구별로 어떤 중심적인 교리강좌 센타 같은 것을 마련하고 강좌 교안과 강사진을 집중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오늘의 사회 지성인들의 요구에 더 적응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③평신도의 전교에 대한 사명감을 더한층 일깨워 주고 아울러 전교에 대한 지식과 방법론을 익히게 하는 재교육이 절실히 요구된다. 복음을 모르고서야 어찌 능히 전할 수 있겠는가. 그야말로 소경이 소경을 이끄는 격이다.
이를 위해서는 성직자들이 평신도의 이러한 재교육에 전력을 경주하여 과거의 전교는 성직ㆍ수도자만의 특전이고 또 책임이라는 기성 관념에서 탈피시키고「전교는 모든 신자들의 공동 책임」이란 새로운 의식을 심어 주어야겠다. ④끝으로 교회가 대사회적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문제를 중시해야 하겠다. 전교는 원래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고 행동으로 증거해야 한다. 그러므로 교회는 그 지체인 주교 성직자 수도자는 물론 전체 신자들이 모두가 그리스도의 사랑과 하느님의 정의를 이 세상에 증거하기 위해서 과거와 같은 사회와 격리되지 않고 능동적으로 사회문제에 뛰어들어서 봉사를 보여 주고 정의를 주장해야 한다. 이것이 곧 이 사회의 구원을 위해서 존재하는 교회의 진면목이고 또 사랑과 정의에 목말라하는 사회 대중의 영신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더없는 예비선교의 방법일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