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에 양을 몇 십 마리 쯤 키우고 살아가는 어진 목자가 있었더랬지요, 목초지를 따라 유목하는 힘든 생활이었지만 생계를 위한 일 이상으로 양을 치는 그 자체를 사랑하고 자랑하는 어진 목자였습니다. 양들과는 자기 생명의 분신인양 깊이 교감되어 있었습니다.<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아 온 광야와 수풀과 언덕을 헤매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의 성실과 정직을 보상해 주시려는 듯 점점 양떼의 수를 늘려 주셨지요.
이제 혼자서는 그 양들을 다 먹일 수 없게 되었습니다. 품팔이 목동은 다섯, 열 또 스무 명으로 늘려야 했었지요. 그래서 그는 직접 양을 돌보는 일은 할 수 없게 되고 말았습니다. 목동들의 품삯을 계산하는 일과 언제부턴가 부족한 풀 대신 사료를 구입하는 일과 양털과 양고기를 내다 파는 일에 더욱 바빠졌기 때문입니다. 전에는 양떼 하나하나의 성질과 생김생김을 기억하고 이름까지 붙여 주었지만 이젠 엉덩이에 찍힌 낙인으로<자기의 양>을 구별하는 정도이며 실상 자기의 양이 몇 마리인지도 알지 못했습니다. 목동들이 자기의 양을 잘 키우는 지 멋진 기마복과 장화를 신고 비싼 종자의 말을 타고 이따금 목장을 둘러보는 것 외에는 양들을 마주 할 수가 없어졌습니다.
그는 이제 어제 목자는 아니었습니다.
양들로 인하여 자신과 가족이 편안하게 산다고 생각지 못하고 자신 때문에 양들이 잘 살고 있다고 생각 하였지요.
그는 점점 부자가 되어갔고 양들로 부터는 점점 멀어져 갔습니다.
그는 이제<착한 목자>는 더욱 아니었습니다.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을 찾기보다는 무엇을 하는 것이 이익을 올리는 데 보다 효과적인가를 깨닫게(?)된 것입니다.
『나는 내 양들을 엉덩이에 찍힌 낙인으로 알아봅니다. 그러나 내 양들은 나와 나의 목소리를 알아보고, 듣고 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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