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羊)은 순박한 동물의 상징이라 할만하다. 사실 양은 구약시대에 제물로서 가장 많이 사용된 무죄함과 양순함을 상징하는 짐승이다. 옛 이스라엘에서는 1년에 한번 흠 없는 양에게 겨레가 지은 모든 죄악을 뒤집어 씌워 광야로 내쫓는 종교의식이 있었다. 아브라함의 귀한 아들 이사악 대신 번제(燔祭)로 바쳐지는 양의 모습은 숭고함까지 느끼게 한다. ▶신약의 제물이 그리스도 역시 무죄한 자로서 십자가상에서 죽기까지 온순하고 인내하였음으로「양」으로 불리었다. 세례자 요한은 성자(聖子)예수 그리스도를『하느님의 어린양』(요한1, 29)이라 표현하였다. 미사 중「평화의 인사」를 나눈 후, 사제와 신자는 함께 이 어린양(천주의 어린 양)을 세 번 반복해서 부른다. 그 목적은 「세상의 죄를 없애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해서다. ▶루가복음 제15장은 「잃었던~」비유 시리즈 세 편으로 구성되어있다. 그 가운데 제1편이 「잃었던 양 한 마리」이다. 구약에서 양으로 비유되었던 예수 그리스도가 신약에서는 양을 치는 목자(牧者)로 격상(?)되었다. 그리고 신약에서의 양은 「죄인」을 뜻하며 잃었던 양 한 마리의 찾음은 「죄인의 회개」를 의미한다. ▶최근 평양에 들어간 「수산나」라는 한 여대생이 정의구현 사제단에 의해 한 마리의 양으로 비유되었다. 사제는 직분상 양치기인 목자로 불린다. 신도는 양이고, 그러니까 목자(사제)가 곤경에 처한 한 마리의 양(수산나)을 구하기 위해 어떠한 난관에 봉착하더라도 찾아 나서겠다는 것이다. ▶비유법이란 일반적으로 강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반면 사고(思考)의 차이에 따라서 그 의미가 다양하게 해석되기도 한다. 지난 4월 인천에서 어느 회사 사장이 신부를 폭행하면서 인용한 『오른 뺨, 왼 뺨』성경 말씀은 실감나는 예이다. 사제단이 찾고 있는 한 마리의 양은 눈앞에 있으나 찾기가 그리 용이하지 않을 것 같다. 지금 아흔아홉 마리의 양들은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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