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學」을 보면 그 첫 머리에「大學之道는 在明明德하며 在親民하며 在止於至善」이 라고 가르치고 있다. 대학의 도는 밝은 덕을 밝힘에 있고 백성과 친함에 있으며 지극한 선에 머무름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옛부터 저명한 학자들 중엔「在親民」을, 즉 백성을 새롭게 하는 데 있다는 뜻으로 풀이하는 이가 많았다. 그러한 풀이의 근거가 없을 수 없다. ▲같은「大學」의「明德」편에는「구日新日日新又日新」,즉 진실로 날로 새로워지면 나날이 새로워지고 또 날로 새로워진다는 가르침과 함께「作新民」이란 말이 돋보인다. 이 「作新民」이 그 풀이의 근거가 되고 있으며 作은 敎化 또는 治의 뜻이다. 作新民에 이어 요즘 갑자기 우리의 눈에 익고 귀에 익은「維新」이란 글귀가 보이는데 周유舊邦 其命維新(주나라는 비록 예나라이나 그 명맥은 새롭기만 하다)가 그것이다. ▲「大學」은「大人之學」이라고도 한다. 大人이 되려면「大學」의 가르침대로 德을 닦고 새롭게 하고 지선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요즘은 언제부터인지 德과 至善은 상당히 깊은 곳에 留保되고 새롭게 하는 일만 요란한 것 같다. 워낙 묵은 때가 두꺼워 德 닦기와 至善하도록 書力할 여유가 없다고 하겠지만 그런 여유를 갖지 못함은 大人之道와 대칭되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治國平天下에 앞서 그리스도者로서의 修身의 입장에서 볼 때, 날로 새로워지려는 노력은 바로 德 닦기와 至善에 머므르려는 노력에 직결된다. 그리스도者는 성경과 전례를 통해 생명의 말씀을 듣고 성체의 식탁에서 생명의 양식을 받아 먹음으로써 항상 새로이 태어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매일 같이 반복되는 일상생활에서 생기는 매너리즘과 기계적인 신앙생활은 복음의 정신과「大學之道」에 배치되는 것이다. 머지않아 또 봄이 오고 여름이 올 것이라는 여유를 갖고 스스로의 刷新을 위해 노력하면서 늘 하는 기도를 처음하는 마음으로 바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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