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민주사회이다. 생각하는 각도에 따라 민주사회는 평등의 사회,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사회, 자본주의사회 등 여러 말이 있을 수 있다. 인간 생활에서 모든 창조적 이상과 무한한 발전은 이 값진 자유의 향유에 있다고 생각되는데 이처럼 빛나는 영광을 주는 자유의 뒤에는 우리들이 잊어서는 안 될 책임이 있다.
지금 우리 한민족은 새로운 유신체계를 세워 구국ㆍ발전의 길과 예나 다름없이 답보하는 비능률의 기로에 서 있는 변화 과정에 있는 것이다. 이변화는 마치 자연계에서 끊임없이 행해지는 물리학적 변화나 화학적 변화와 같이, 우리 눈으로 보기에는 우연히 행해지는 변화라고 할지 모르지만 그 실은 치밀한 계획과 세밀한 검토 아래 착착 진행되는 변화인 것이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를 외면할 수 없으며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거나 낙오될 수 없고 또 우리들의 생활에서 사치나 비능률ㆍ허례, 도박 등을 과감하게 떨쳐 나가자는 외침은 과연 반만년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의 커다란 개율이며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무한한 가능성이 엿보이게 하지만 역시 그 이면에는 언제나 무거운「책임」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몇몇 우매한 지도자나 국민들은 스스로의 잘못을 용감히 인정하려는 기풍이 모자랐다. 언제나 다른사람을 탓하고 다른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그릇된 생각으로 자기의 임무에 무책임한 사람들이 적잖이 있었던 것을 알 수 있으나 그것은 개개인의 수양과 자각의 부족에서 나온 부조리한 현상이었던 것이다.
우리가 더욱 잘 살기 위한 변혁을 하는 데 있어서는 항상 자신의 희생과 자신이 행한 말이나 행동에는 끝까지 자신이 책임을 지고 일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오늘만 사는 우리가 아니고 이 아름다운 강토와 함께 우리는 자손만대에 살기 좋은 나라. 잘 사는 나라, 평화로운 나라를 물려 주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올바르게 살아가야 할 것이다. 이 거대한 우주의 천체들이 모두들 자기 나름의 임무와 항로를 가지고 충돌하는 불상사 없이 진행하고 있는 것은 수많은 혹성들이 자기가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하기 때문에 우주는 영원한 조화 속에서 쉴새없이 신의 권능을 찬미하고 즐겁고 바르게 운행되어 가는 것이다.
이제 이야기를 맺음에 있어 춘원 이광수님의「민족개조론」이 생각난다. 세월은 가고 시대는 변했어도 우리가 조국을 위해서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은 여전한 것이다. 그는 첫째로 사람의 바탕됨을 개조하고 그 주의가 무엇이며 직업이무엇이든 1개인으로 문명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독립한 생활을 경영하고 사회적 직무를 분담할 만한 성의와 실력을 가진 사람이 되자고 했다. 이어서 거짓말과 공론은 버리고 옳다고 생각하는 바 의무라고 생각하는 바는 부지런히 실행하는 신의 있는 자가 되자고 했다.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참으로 할 일이 많다. 열심히 일하고 자기가 한 일에 대해서는 항상 책임의식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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