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5일은 「성모승천대축일」이다. 성모승천대축일은 성모축일가운데 가장 중요한 날이자 교회전례력에 있어 가장 큰 축일의 하나이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초기 교회교부들의 가르침에 따라 일찍부터 성모승천에 대한 믿음을 깊게 해왔다. 1950년 11월 1일 교황 삐오12세는 성모승천을 믿음 교리로 반포, 신자들의 믿음을 뒷받침해 주었다.
성모승천은 비록 성서에 기록된 것은 아니지만 초대교회로부터 내려오는 믿을만한 전승(傳承)과 구세사(救世史)에 있어서 성모의 역할, 성모와 그리스도와의 관계, 교회 안에서의 성모의 위치 등으로 받아들여진 신학적 결론이다.
8월 15일을 의무축일로 지내는 한국교회는 이날을 기해 성모 마리아께 대한 신심을 돈독히 다지고 그분께 봉헌된 한국교회에 대해 보다 큰 사랑을 전구하게 된다. 한국가톨릭교회신자들의 신앙생활에서 성모마리아가 차지하는 위치는 각별하다 성모께 대한 기도는 물론 이려니와 그분을 현양하기 위한 신심행사는 5월과 8월 15일에 절정을 이루고 있다. 각 본당 단위로 결성돼있는 성모회, 레지오마리애, 푸른군대 등은 한국교회의 신심에 초석이 되는 활동으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과연 성모께 대한 신심, 그분에 대한 공경에 이상이 없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성모마리아를 현양하는 행사는 여전히 화려하고 성대하게 치뤄지고 있지만 그분의 삶을 닮고 그분의 신앙을 본받고자하는 노격은 얼마나 구체화되고 있는지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인간에 대한 그분의 안타까움과 사랑은 세계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는「성모발현」이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죄중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인간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에 그분은 일찍이 「파티마」「루르드」「반뇌」등 여러 곳에서 발현하셨고 우리들의 회개와 보속, 그리고 기도를 직접 촉구하시지 않았는가. 성모승천대축일은 우리인간에게 한 성모님의 사랑을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더구나 성모승천대축일이 8월 15일은 우리민족, 우리나라의 경우 최대 경축일인 광복절과도 겹친다. 일제의 억압에서 벗어나 자주적 국민으로 거듭나긴 했지만 우리의 광복 어디까지나 반쪽짜리일 뿐, 40년이 넘는 세월동안 남과 북으로 갈라진 채 오늘도 반목과 미움 증오의 골을 깊게 파고 있는 우리민족이 아니던가.
문 신부 파북사건으로 더욱 혼란해진 정국과 어수선한 교회분위기 역시 반쪽짜리 광복으로 인한 근본적인 아픔에 기이한 것인지도 모른다. 한국민을 특별히 사랑하시는 성모님, 성모마리아께 대한 신심이 각별한 우리는 이번 8월 15일 성모승천대축일을 기해 진정한 기도와 회개로 이 땅의 평화와 평화적 통일을 앞당겨 주시도록 성모님께 매달려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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