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제3 육군사관학교에서는 850여명의 생도들에게 합동 세례를 주고 아울러 견진성사까지 진행했다고 보도되었다. 이 식전에는 많은 주교와 사제들이 집전하였고 또 대구를 위시하여 부산, 서울 등지에서 많은 신자들이 참집하여 이를 축복하고 격려하는 보기 드문 성황을 이루었다고 한다. 그간의 사관학교 담당신부의 노고와 신자들 장병들의 협조에 대하여 심심한 위로와 치하의 뜻을 표하는 바이다.
이에 앞서 금년 들어서 이미 육군 모부대에서는 9백여 명의 장병들이 합동 세례를 받은 일이 있었고 육 ㆍ 해 ㆍ공 각 부대에서 많은 합동 영세자를 배출하여 72년 한 해 동안 무려 7천여 명의 입교자들 얻었다고 한다. 이는 몇 해 전부터 시작된 전군 신자화 운동의 일환으로서 다른 종교나 교파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나타내고 있어서 전체적으로 동경해마지 않는 바이나 특히 우리 교회에서는 파견된 군종신부의 수 부족과 후방 지원의 미약함에도 불구하고 소홀한 소위 무더기 영세의 비판을 받지 않으리 만큼 철저한 예비교육을 실시한 후에 이루어졌음을 알았을 때 다시 한 번 군종사제와 관계 교우 장병 제위에게 감사와 격려를 드리는 바이다.
한편으로 현재 군 안에서의 교우 현황을 살펴보건대 군 전체 인원에서 교우 수의 비율은 0.58%로서 총인구 대 신자 수 비율의 0.23%를 배 이상 초과하고 있다. 거기에다 앞에서 기술한 바와 같은 영세 증가율로 나간다면 실로 군 안에서의 전교 실적은 놀라운 성과를 거두리라고 믿어진다. 뿐만 아니라 군 장병의 신자화는 군 내부에서의 인격교육이나 군기 준수나 정신무장 등의 자체 효과를 앙양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제대 후 가정이나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실천할 빛과 소금의 역할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영향을 끼칠 것을 생각할 때 참으로 중대한 의의를 갖는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비하는 데 있어서 과연 만전을 기하고 있는가. 첫째로 많은 기성신자와 새로 입교하는 장병의 수가 급진하는 데도 불구하고 이를 사목하는 군종사제가 숫적으로 매우 부족하다. 개신교 측의 군종목사에 비하면 엄청난 양적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로「추수할 것은 많으나 일꾼이 부족하다」는 것을 개탄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군종사제를 양적ㆍ질적으로 더욱 보강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이다. 현사태로서는 소수의 군종신부가 육해공 각 군의 광범한 전후방을 담당하고 있어서 참으로 안비막개의 형편에 있다. 뿐만 아니라 군종의 교체에 있어서도 이의 보충이 지엄한 사정에 있음은 큰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국가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분담할 군장병을 더욱이 지휘관의 위치에 있을 장교급 이상의 신자가 급증할 기세가 보이는 말하자면 군인 신자화의 황금시기라고 할 수 있는 이때에 있어서 군인사목의 특수분야에 획기적인 용단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가령 하나의 시안으로서 군종사목을 하나의 독립구로 특설하여 전담주교들 두고 영구직과 교대직의 병립을 도모하는 등 어떤 특별한 조치를 감행할 때가 왔다고 믿는 바이다. 또 한편으로 군종 업무에 대한 후방교회의 지원 상황은 어떠한가. 이것 역시 대단히 부족한 느낌이다. 타교파들은 선교상 필요한 서적 기타 경제적 후원이 넉넉한 데 비하여 우리 측은 성서, 기도서마저 부족을 느낄 정도로 후방 지원이 미약함은 매우 유감이다.
그러나 근자에 와서 군종후원회가 설립되면서 상당히 활발한 운동을 전개하고 있음은 때늦은 감은 있으나마 역시 마음 든든한 일이다. 앞으로 많은 후방 신자들이 군종 후원사업에 물심양면으로 성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겠다. 끝으로 새로 입교하는 군인 신자들의 사후 지도문제에 있어서 한마디 첨가하고자 한다.
군인은 평소 이동이 빈번하고 근무가 규율적이기 때문에 이들을 작은 수의 신부가 적절히 신앙적 지도를 하기가 매우 어려운 점이 있다.
또 일단 제대 후에 과연 향토 교회에서 신앙의 유대를 유지하는 것도 또한 힘드는 일이다. 그러므로 신규 영세자들을 고향의 가정과 소속 본당과의 연결을 지어 주어서 군 근무 중에나 제대 후에도 즉각 연락과 유대가 이루어지도록 전후방이 유기적으로 체계화되어야 할 것이다. 씨를 심는 데만 힘쓰고 싹을 가꾸는 데 소홀할 수 없다.
급진적으로 발전일로에 있눈 군종사목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면서 보다 더 사후 지도 관리에 가일층의 유의를 촉망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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