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성사는 인간이 하느님께 받은 선물 중에서 가장 고귀한 선물이며 그리스도께서 당신 교회에 남겨주신 최고의 사랑의 증거이기도 하다. 7성사중 가장 큰 성사요 그리스도 교회에서 바치는 예배의 정점이요 중심인 성체성사의 신비를 올바로 인식하는 것은 인간구원의 가장 빠른 길이라 하겠다.
따라서 그리스도교회의 신앙생활은 성체성사에서 그 극치를 이루는 것이다. 미사성제의 은혜를 더욱 풍부히 받기 위해서도 미사에 참여할 때마다 영성체까지 하는 것이 이상적이라 하겠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매일 영성체가 일반화되기까지는 참으로 오랜 세월이 걸렸다.
초세기교우들이 미사때마다 영성체한 것은 사실이었으나 그때는 매일미사가 없었고 주일이나 특수축일에만 미사가 있었다.
중세기에는 영성체를 덕행이 높은 신자에게 허락되는 상급(賞給)인것 같이 생각하여 십삼세기의 성 프란치스꼬는 성녀 끌라라와 그 봉쇄 자매들에게 일년에 여섯번 십육세기의 성 이냐시오는 예수회 평수사들에게 한 週日에 한번, 십팔세기의 성 알퐁소는 신학생들에게 한 주일에 세번 영성체하기를 허락하였었다. 이십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 매일영성체가 허락될 뿐아니라 오히려 권장되기 시작했다. 이제는 성체성사의 고귀함만을 강조하지 않고, 신앙의 양식이요 영혼의 락(樂)이라는 점도 함께 생각하여 영신의 힘이 약할수록 더욱 자주 영성체하도록 권장하는 것이다. 1905년 삐오 십세의 영성체에 관한 회칙이 처음으로 매일영성체를 권장한 것이다.
현대의 생활환경이 우리의 영신적 힘을 그 어느때보다도 많이 요청하고 있으므로 신자들이 좀 더 쉽게 자주 영성체를 할수있게 하기 위하여 지난 3월29일자로 성사성성은 새로운 훈령을 공포하고 영성체규정을 완화하였다.
첫째는 영성체를 시켜줄 수 있는 사제 부제 시종들의 수가 부족함을 없애기 위해서 여러경우에 예외적 성체분배권을 평신도에게 위임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이 권한은 주교들에게 부여된 것이다.
둘째는 모든 신자들에게 허락된 특전으로서 하루에 두번 영성체 할수있는 길을 넓혀놓았다. 지금까지는 토요일이나 의무적 대축일 전날 저녁미사 때에 아침에 벌써 영성체한 신자들도 다시 영성체 할 수 있고, 예수 성탄과 예수 부활 전야밤중 후에 영성체한 신자들도 축일 본날에 다시 한번 영성체할수 있고, 성목요일 아침 성유축성 미사때와 저녁 만찬미사 때에 하루에 두번 영성체 할수 있었을 뿐이다. 그 외에는 하루 한번밖에 영성체 할수 없는 것이 현행법규이다. 그러나 이번의 성사성성 훈령으로써 하루에 두번 영성체할수 있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아침미사에 영성체한 신자들도 다음과 같은 경우에 다시 미사에 참여하게 되면 같은날에 두번 영성체해도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경우에 그날 처음으로 영성체한 신자가 다른미사, 즉 보통 저녁미사에 참여하게 되더라도 다시 영성체 할 수는 없다.
①성세 견진 병자 신품 혼인성사가 집전되는 미사와 첫영성체 미사 ②성당이나 제단 축성, 수도서고(修道誓顧), 선교사 파견미사 ③위령미사 중에서 사망일미사 부고받은후 첫미사, 장례미사 첫주년미사 ④성체축일과 사목적 공식 방문일에 주교좌나 본당의 중심미사 또 수도회 장상이 수도원이나 참사회를 공식으로 방문할 때 장상이 드리는 미사 ⑤국제 전국 지역 교구적 성례대회나 성모대회의 중심미사 ⑥회합 순례 대중설교의 중심미사 ⑦노자성체 집전때 거기있는 신자들 ⑧그밖에 교구장이 필요하다고 인정 하는 때에는 신자들이 하루에 두번은 영성체를 할수 있다. 세번은 안된다.
셋째는 영성체전 단식(공심재)에 관한 규정의 완화이다. 일반신자들은 현행법대로 일시간의 단식을 지켜야 하지만, 병자와 노인들은 비록 병석에 누워있지 않더라도 15분 정도의 단식만으로 영성체를 할수있도록 완화하였다. 또한 병자나 노인들을 돌보고 있는 신자들도 한 시간의 단식이 어려울 경우에는 병자들과 함께 영성체를 하기 위하여 15분간의 단식만 지키면 넉넉하다.
마지막으로 성체를 신자들이 손에 받아 영하는 경우에 성체분배자나 영성체자는 다같이 성체께 대하여 지극한 존경을 다할것이며, 특히 축성된 빵에서 떨어질수도 있는 부스러기에 대해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요구한다. 한국에서는 아직 신자들이 성체를 손에받아 영하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영혼의 양식이라는 성체 일면만 보지 말고 축성된 빵에는 주님이시고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실제로 현존하고 계신다는 진리를 신자들에게 명백히 가르쳐야 하며 따라서 성체께도 하느님께만 드리는 흠숭을 드려야 한다는점을 강조하고 있다.
요컨대 새 훈령은 잦은 영성체를 권장하며 그 규정을 완화하면서도 성체의 고귀함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성체성사의 높으심을 재인식하고 현대 세계를 하느님의 나라로 재건할수 있는 힘을 얻기 위하여 뜨거운 신심으로 자주 영성체를 하도록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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