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은 늘 바쁘게 하루를 보내는 것 같다. 일주일동안 밀린 빨래며 청소도 해야 하고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들도 만나야 하니까 더욱 그러한가보다
그리고 시골에 혼자계시는 어머니를 뵈러 가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온갖 고난과 기쁨을 함께하며 마주하고 세상을 살아오다가 어느 순간에 한쪽이 없는 삶을 살고 계시는 어머니를 볼 때마다 진지하게 드리워져있는 아버지의 그림자를 느끼곤 한다.
아홉시 늦은 시각에 도착한 시골의 버스정류장엔 여느 때처럼 마중 나와 계실 아버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어두움에 느껴지는 무서움보다도 더 가슴 아프게 밀려오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아버지, 어딘가에 꼭 계실 것만 같은 분, 언제나마음속에 하느님을 모시고 사셨던 분, 유독 막내딸에 대한 사랑이 넓고도 깊으셨던 분, 그래서 아버지는 일요일 이 막내의 품에서 돌아가셨는지도 모른다.
결국 당신의 하느님은 어디로 가셨는지, 눈물도 나오지 않았고 슬픔도 몰랐다. 아버지의 육신은 멀어져 갔지만 내 가슴속엔 더욱 또렷하게 새겨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자하고 넉넉하신 웃음으로.
어머니께서 뇌출혈로 입원하셨을 때 몇 날밤을 기도로 새우셨던 아버지. 당신의 병에는 왜 그토록 나약하셨는지. 아마도 어머님께 당신의 하느님을 전부 주셨던 모양이다.
이번 일요일엔 어머니랑 산엘 가야겠다. 유독히 뻐꾸기 소리가 많이 들리는 곳. 가을날에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피어있었고. 아버지 당신이 계신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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