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은 우리 교회에서 세계화를 위해 기도하는 날로 정해져 있다. 특히 금년은「우리 모두가 형제이다」라는 구호를 내세웠다. 그리고 또 바티깐은 「정의와 평화위원회」란 새로운 기구를 설치하고 지대한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실때에 『하늘높은 곳에는 천주께 영광, 땅에서는 마음이 착한 이에게 평화』라는 천사의 첫번 알림이 있었고 또 세상을 떠나실땐『내 평화를 주노라』고 하셨고 부활하신후 제자들에게 처음 나타나셨을 때는『너희는 평화할지어다』라고 인사말씀을 하셨다. 이로 미루어 보더라도 교회는 인류의 지상평화를 위해서 세워졌다고 할수 있다. 평화의 반대개념은 바로 불평이고 부화이다. 그것은 부만, 공포, 갈등, 부안 등등에서 기인되는 것이고 또 그것들은 한마디로 요약해서 인간의 양심에서 우러나오는 정의감에 원배되는데서 시작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스도는『먼저 천주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고 가르쳐 주셨다. 하느님은 인간의 양심에 정의감을 박아주셨기때문에 그것에 맞으면 만족스럽고 그것에 어긋나면 부안을 느끼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개인이나 사회나 국가나 세계 모두가 사회정의의 실현여부에 따라서 평화와 전쟁, 안정과 부안의 세계로 나누어진다. 그러면 우리는 과연 진정한 평화를 누리고 있는가? 현세계는 중동ㆍ월남 등지의 국제적인 열전이 아직도 종식되지 않고 있을뿐 아니라 우리 한국을 위시한 분단국가의 냉전이 계속되고 있으며 또 크게는 동서양대진영의 대립이 표면적으로 공존「무드」를 조성하는듯 하면서도 언젠가는 일대결전을 준비하는 폭풍전야의 정적같은 느낌이다. 제2차「바티깐」공의회 이후 교회는 특별한 관심을 세계평화문제에 두고 그를 위한 기도를 권고하고 또 그를 실천하는 기도를 권고하고 또 그를 실천하는 기구를 마련한 연유가 여기 있는것이다. 5ㆍ16 이후 조국의 근대화를 높이 부르짖고 경제 건설에 심혈을 경주하고 있다. 또 사실상 많은 현대적 생산공장이 세워졌고 대회수출이 10억불대를 돌파하였고 국민소득이 2백불을 넘고 고층빌딩과 고속도가 눈에 띄게되었다.
경제적 측면에서 볼 때 그것이 외국차관에 의존한 바 크다 할지라도 여하간 눈부신 발전이라 아니할수 없으며 아시아 저개발지역안에서 일본에 다음갈만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사실은 놀랄만한 일이다. 그러나 그동안 모든 역량이 이 경제건설에 집중된 나머지 정신적 도의적 부면에는 경시 내지는 소홀히 다루어진 느낌이 적지않다. 즉 물심양면의 건설이 못되고 물질위주요 정신경시의 절름발이형상이 이루어졌다고 할수 있다.
따라서 주체사상의 결여와 도의윤리의 타락 등 한심한 현상을 간과할 수 없다. 뿐만아니라 도시와 농촌과의 격차 소수특수층과 다수 서민층과의 양극화 기성세대와 젊은이와의 위화감 등 확실히 국민의 총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더욱이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가장 우려되고 있는것은 부정ㆍ부패란 커다란 장애물이다. 5ㆍ16군사혁명 직후 한때는 부정부패가 고개를 숙이는듯한 숙연한 분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오래가지 못하고 금시 그 전체자리를 되찾고 시일이 감에 따라 점차로 부정이 부정을 부르고 부패가 부패를 낳아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부정부패는 이미 조직화되고 심지어 제도화됐다고 할 정도에 이르렀다. 정계, 관계, 경제계, 교육계 할것이 없이 어느 한국석에라도 부정이 없는 곳이 없고 썩지 않는데가 없다고 모두가 한탄하고 있다.
이와같은 부정부패의 근원은 도대체 어디 있는가. 단적으로 말해서 하나는 물만능의 사조와 둘째는 상탁하부정의 사실이라고 지적하고 싶다. 세상만사에 돈이면 다 된다는 사고방식이 우리사회를 지배하고 말았다. 윤리나 도덕같은 것은 해묵은 옛것으로 몰아치고 정의를 살리려는 사람은 어리석은 자로서 사회에서 실패자의 낙인을 찍히게 마련이고 부정한 수단방법을 거리낌없이 구사하여 돈을 벌고 권력을 얻는 자만이 잘난사람 구실을 하는 판국이 되었다. 이것을 말해서 물질만능시대사조라 하는 것이고 또 둘째는 이런 풍조가 만연 팽창하는 것은 바로 각계각층을 막론하고 지도적 위치에 있는 윗자리 사람들이 정의를 지키지 못하고 먼저 부정과 부패를 창조하기 때문에 즉 윗물이 맑지 못하기 때문에 아랫물인 사회대중이 다함께 부정부패의 물결속에 파묻히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공산주의를 미워하고 공산당을 무서워한다. 그러나 사실은 그보다도 더 미웁고 두려운 것은 이 사회의 밑바닥에 깔려있는 부정부패인 것이다. 저 유명한 휘리테의 독일국민에게 고한 격문중에는 『정부가 부패해도 국민이 부패하지 않으면 걱정할것 없다. 그러나 정부가 국민이 다같이 부패하면 이는 멸망을 가져온다』고 갈파하였다. 과연 우리나라 현상이 어느쪽에 속해있는가? 정부보다 국민, 또 지도자나 대중 모두가 다 형제라는 생각밑에서 맹성할 때가 왔다. 다행히도 구랍부터 정부는 정계ㆍ관계의 부정을 대대적으로 숙정하는 메스를 들었다고 한다. 차제에 아랫층의 송사리떼보다 윗층 고래급부정을 중점적으로 처단하는 일벌백계가 되도록 위대한 단이 내려지기를 바라는 마음간절하다. 그리고 이때에 우리 교회도 모든 것을 정치가나 교육가 실업가 등 다른데로만 책임을 묻지 말고 이 모든 부정부패는 역시 우리 교회의 책임이요. 신도들의 탓이라고 자인해야 할 것이다. 정의의 빛을 우리가 나타냈다면 어두움이 없어졌을 것이오 우리이 소금이 짠맛을 잃지 않았더라면 세상은 좀 덜 썩을 것이 아닌가. 그러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교회와 신도
들은 다같이 옷깃을 가다듬고 부정부패와 싸우는 광장으로 나아가 정의의 촛불을 들고 짠맛을 간직한 소금을 뿌리면서 삼천만섬의 밀가루 반죽에 정의의 누룩의 역할을 해야 할 때가 왔다. 새해를 마지하여 한해의 결심으로 부정부패와 싸우는 캠페인에 다같이 나가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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