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말씀에『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고 했다. 이 애인여기의 정신 즉 사랑의 정신이야말로 가톨리시즘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근본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비신자들은 말할것도 없고 우리 신자들까지도 이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귀담아 들으려는 사람이 드문것 같다.
▲어느 본당의 주일미사때 일이다. 다소곳이 머리 숙인채 영성체를 하러 나가던 한 여신자가 옆자리 신자의 성가책을 떨어뜨렸다. 이 사소한 일이 발단이 되어 두 여신자들은 뭇 사람들이 조용히 주님께 제사를 드리는 미사중에 서로 얼굴을 붉히며 삿대질을 하는 추태를 부렸다. ▲좁은 공간을 최대한 이용하려다보니 앞뒤 좌석사이가 시중극장 좌석을 방불케할 정도로 좁은 구조의 성당이 많은 것은 오늘날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미사중 다른사람의 책이나 물건을 떨어뜨리는 실수를 범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 적어도 주님께 신성한 제사를 드리려 성당에 온 신자가 이토록 사소한 실수를 용서못해 서로 얼굴을 붉히며 언성을 높여야만 했을까? 한사람이 설사 잘못했다해도 이를 참고 이해해줄 아량이 그토록 없었던지? 이러고서도 어찌 나는 주님의 백성이라고 떳떳이 말할 수 있겠는가? ▲대체로 오늘날 우리 신자들은 너무나도 형식에만 집착 가장 중요시 해야할 실질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은것 같다. 가톨릭의 근본정신을 망각한채 눈에 보이는 형식에만 아무리 열중한다 해도 그 사람은 진정한 신자로서의 자격을 처음부터 상실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들에게는 외형적인 신앙생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을 통해서 주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가장 기본적인 자세 또한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때문이다. ▲새해 새아침이 밝아왔다. 온누리에는 활기와 의욕이 넘쳐흐른다. 제각기 다채로운 새해의 설계를 세우고 보람있는 한해를 맞을 계획들을 짜고 있다. 희망의해 신해년에는 우리 서로가 표리없는 신앙생활을 꾸려가도록 밝아오는 새 아침에 조용히 다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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