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뜻있는 신자들이 우리 가톨릭교회의 낙후성을 개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갖은 박해와 고난을 겪고 2백년이란 장구한 세월동안 자라온 교회의 신자가 겨우 80만. 그나마도 질적으로 따져 볼 때 요리문답 한권만 겨우 떼고 영세를 받고나선 성경한번 안읽는 한심한 신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특히 한국의 신흥종교 및 개신교와 그 발전속도를 비교해 볼 때 박양운 신부님이 『그들이 수확한 뒤에 가톨릭은 겨우 이삭이나 줍는 격』이라고 지적한 것은 정곡을 찌른 관찰이라 여겨진다.
그러면 이러한 낙후의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독단일진 모르나 교회지도자들의 중세기적 관료주의와 권위주의, 또 여기에서 파생된 무사안일주의와 교회발전에 대한 「비젼」없는 무계획성으로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과거 교회지도자들이 군주처럼 군림하던 유물을 버리고 대중속에 파고 들어가 그들을 그리스도안에 참 형제자매로 여겨 특히 가난하고 약한 자들의 착한 어버이와 착한 목자로서의 길을 걸어왔던들 오늘과 같은 결과를 낳지는 않았으리라. 그렇다고 복음을 전할 황금같은 기회를 놓쳤다고 개탄만하고 있을게 아니라 과거의 낙후를 메꿀만한 비약적인 발전을 위해 목표와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할것이다.
그런데 목표와 계획을 세우는데도 그 일을 추진시키는데도 필요한 것은 사람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하고 급한 것은 유능한 인재양성이라 하겠다.
현재 주민 2백만 내지 3백만에 사제는 2ㆍ30명밖에 안되는 교구가 많을뿐아니라 새 사제 배출은 1년에 2ㆍ3명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므로 앞으로 충분한 사제를 확보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울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성직은 독신사제만이 독점해야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대중속에 살면서 그들에게 친근감을 가지고 접근할수 있는 기혼부제 제도의 부활을 고려해봄직하다.
이들을 양성시켜 본당신부를 보좌케하거나 준본당을 맡겨 사목케한다면 사제부족이 해소될뿐 아니라 교회활동도 적극화 되고 낙후성 극복에도 크게 공허할 것이라 본다.
다음으로는 교회가 지금까지의 소극적인 태도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전교라는 본래는 사명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진협조하도록 신자들에 대한 지도방법도 개선해야 할것이고 교회에서 경영하는 모든 기관을 충동원 하여 수단방법을 가리지않고 선전공세에 나서야 될것이다.
가톨릭계 교육기관에서 종교담당 교사 한사람없이 신앙문제를 도외시한다면 일반학교와 무엇이 다른가? 또 교회에서 경영하는 병원이 수지맞추기에만 급급하다면 일반병원과 무엇이 다른가? 그리고 교회에서 경영하는 언론기관이 가톨릭 논문 한번 게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라 생각된다. 이처럼 교회가 선전의 위력을 무시하고서야 어떻게 번창할수 있겠는가? 더구나 온갖 물질ㆍ쾌락ㆍ과학만능사상이 판을 치고 있는 현시점에서랴.
적에 대항하기 위해 적극적인 공세를 취해야 할것인지 원수들에게 잡혀 먹히기를 앉아서 기다리고 있어야 할것인지에 대한 대답은 자명하다. 인생은 전쟁이요 경쟁이다. 우리도 종교계의 치열한 선전전에서 싸워 이겨야한다. 이기기 위해서는 전투원들의 철저한 정신무장과 강철같은 용기가 필요하다. 세속인들이 그 속세적인 일의 성공을 위해서도 심혈을 기울이며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데 하물며 영원한 생명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어떠해야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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