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과학이 우주에 도전하여 달 여행을 가능케하고 인조인간의 실험이 성공적인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하는 것도 매스콤이고, 신해년은 돼지해인데 금년의 운세는 어떨 것이라는 통계수자가 섞인 그럴듯한 보도를 하는것도 매스콤미다.
과학의 발전과 문화단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인간인 미지위 세계를 알고자 하는 욕망은 점복이나 관상을 필연적으로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금년에는 유달리 많은 신문 잡지의 지면이 토정 비결이나 관상에 할애되고 있다. 인간이 운명에 대해서 생각하는 한 인간에 의해서 운영되는 매스콤이 토정비결이나 관상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새해의 운세를 점쳐보고, 독자들도 관상가들이 쓴 글에 맞추어 새해의 운수풀이를 해보라는 친절(?)을 베푼 일에 대하여는 그 잘, 잘못을 독자의 판단에 맡겨야 할것 같다. 무슨띠에 며칠생은 어떻고 동쪽으로 가면 어떻고 서쪽으로 가면 어떻게 된다고 했으니 그 풀이대로 맞아서 잘된 사람은 기쁜일이겠고 맞든 안맞든 좋다고 나왔으면 기분이라도 좋을것이고 그렇지 않고 나쁘다는 말만 쏟아져나온 사람은 하고 있는 일이 잘되어 나가는데도 행여나 액운이 따를 세라 공연한 근심을 간직하게 될터이니 말이다.
토정비결이나 관상에 대해서 믿지 않는 사람조차 남들이 하도 열심이어서 장난삼아 한번 보아놓고 올해 운수가 나보게 나왔다고해서 우울한 표정을 짓는 모습을 몇번 본일이 있지만, 인간이 자기의 운명을 종이 한 장을 사서 보곤 좋아하기도 하고 혹은 씁쓰레해하는 일을 다른 동물이 보고 배꼽을 쥐는지도 모를 일이다. 종교인 그 중에서도 그리스도교인은 그러한 미신적인 일에 대하여 멀리 하거니와 그 이유는 인간운명은 인간과 우주를 지배하는 초인적인 힘 즉 하느님에 의하여 결정되기 때문이다. 물론 관상이 미신과는 다르겠고 관상학이라는것이 사람의 얼굴형상을 보고 재수나 운명을 판단하는 형이하학적인 학문에 속하고 통계학적인 과학성을 근거로 인성을 판단하는 것이라 했으나 그것이 자기 운명을 궁금히 여기는 인간의 욕망에 의해 생겨났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미신적인 요소를 내포한 것이라 하겠다.
그런데 요즘 묘한 관상이 유행하고 있다. 이제는 관상이 개인의 신수점 정도가 아니라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섹스판단법으로 설치게 된 것이다. 가령 눈이 어떠면 섹스가 어떻고 입 귀 코 눈섭에 이르기까지 그 모양과 위치에 따라 섹스판단을 하는가 하면 그런 사람을 20세에는 어떻게 되고 결혼을 한면 남편이 빨리 죽게된다든가 하는 소름끼치는 말들을 공개적으로 하고 있다. 도대체 어쩌자는 말인지 모르겠다. 그런 운세의 남편이나 부인과 살고 있는 사람은 지금이라도 헤어져야 한단말인가? 그런 형상의 여인은 앞으로 결혼도 하지 말란 말인가? 그것도 한 사람이 아닌 대중에게 관상이랍시고 말한 사람이나 그것을 그대로 매스콤을 통해 내보낸 사람이나 정신을 바로 차려야 할것이다. 현대인의 관상은 적어도 수십년은 앞을 내다보고 사랑과 믿음으로 옳게 사는 얼굴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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