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보다 더 귀한게 있을까? 인간이면 누구나 제 목숨을 더없이 아낄것이다. 이렇듯 귀한 목숨을 남을 위해 아낌없이 바친 사람이 있다. 지난 1월 23일 속초를 떠나 서울로 향하던 「칼」기의 납북미수사건을 우리는 치가 떨리는 분노와 함께 생생히 기억할 것이다. 더욱이 전명세 기장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많은 승객의 목숨을 구하고 자신의 목숨을 희생한 전 기장을…. 참으로 고귀한 인문애였다. ▲우리는 현대를 흔히들 절망의 시대라고 한다. 부정과 불의가 횡횡하고 철저한 약육강식속에서도 덕은 땅에 떨어지고 윤리는 진흙바닥에서 딩구니 그도 그럴 수밖에. 정치인은 테로다 무어다 하며 순한백성에게 무질서와 공포만 안겨주고 기업인은 공해같은건 아랑곳하지 않는다. 부정식품 부정 의약품은 끝내 근절시킬 길이 없고 살인운전사의 도주행각만이 늘어날뿐이다. 참으로 가슴아픈 일이다. ▲자신을 바쳐 세상을 밝히고 간 전명세 씨를 기억해서라도 우리의 양심과 헌신을 최대한 발휘하며 살아갈 수는 없을까? 자신의 맡은바 책임을 다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며 또한 당연한 일이겠는가? 목숨까지 바치는 희생은 또 두고라도 좀 더 양심적으로 살아갔으면 더한 다행이 없겠다. ▲십자가에 못박혀 죽음으로써 인류에게 광명을 비춰준 그리스도의 사랑을 의로운 행위로 본받자. 「칼」회사에서는 전씨의 큰 공훈을 잊지 않으려 하고 있으며 살아난 승객들은 그들대로 전씨의 유업을 계승시킴으로써 은혜에 보답할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음은 참으로 흐뭇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늘도 어린자식과 슬픔에 잠겨있을 미망인을 생각해보자. 그 슬픔이야말로 뼈를 깎는 아픔일게다. 그 무엇으로 이 슬픔을 메꿀 수 있겠는가? 그러나 전 씨의 고귀한 죽음이 우리모두의 자랑이 될 때 미망인의 슬픔이야말로 크나큰 자랑스럼 일게다. 남을 위해 헌신할 줄 아는 아름다운 마음가짐을 지님으로써 전 씨의 영전에는 물론이거니와 미망인의 아픔과 외로움에 다소나마 위로의 길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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