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즐거운 때에 다소나마 인생의 맛과 멋을 즐기며 괴롭고 슬플때는 인생의 허무를 느끼곤한다. 그래서 인간은 짧은 순간이나마 즐겁게 지내기 위해서 흥겨운 파티나 연회를 갖게 되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때에는 언제나 술이 따르게 마련이다.
술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이지 얼마전 있었던 어떤 모임이 생각난다. 애주가 열사람이 신년 파티를 갖기로하고 올때는 각기 소주 한병씩을 가져오기로 했다.
한 애주가는 소주 아홉병에 물 한병쯤 타봤자 크게 술맛을 잃지 않을것이며 친구들도 얼른 알아채지 못할 테니 물을 한병 가져가야지 하고 감쪽같이 빈병에다 물을 넣어서 가지고 갔다. 모두들 가져온 술을 큰 주전자에 부어놓고 따끈하게 데우라고 했다. 다함께 물러앉아 소주 한잔씩을 들고 그들의 건강과 새해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하면서『부라보!』소리치며 술잔을 입으로 가져갔다.
그순간 그들은 술잔을 놓고 서로 쳐다보면서 술맛타령을 했다. 한사람이 생각했던 모양으로 열사람 모두가 물을 가져왔으니 술냄새인들 났겠는가 말이다. 바로 이것이 즐거운 신년파티가 맹물 한잔으로 싱겁게 끝났다는 어떤 애주가의 일화이다.
단지 물 한병으로 남의 소주에 취해보자는 얌채 애주가들! 오늘의 현실속에도 어떤 단체를 막론하고 이런 얌체같은 사람들이 많겠지만, 우리 교회에서부터 먼저 이런 얌체가 없어야겠고 마땅히 없애야 할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주님을 위하여 자신을 온통 바치고도 부족한듯『주님을 위해 오로지 단 한번밖에 죽을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다.』고 이르지 않았던가!
그러나 요즈음 신자들의 태도를 내다보자. 신자라고 자칭하면서도 비신자만도 못한 이가 있으니 가슴아픈 일이 아닌가? 우리는 오늘날까지 한두번도 아니게 주님의 천상잔치에 빈손으로 참석했으니 맹물만 가져온 애주가보다 어찌 낫다고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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