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는 그 구속사업을 완성하신 후에 그 제자들에게 『전 세계에 가서 만민에게 복음을 전하라』는 지상명령을 내렸다. 수제자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을 주축으로 해서 그리스도에 의해 창설된 교회의 첫째 사명은 두말할것 없이 「복음」의 전파다. 제자들은 각처로 퍼져나가 설교와 행동으로써 복음을 전파하는 한편 성령의 영감에 따라 「복음서」를 저술하였고 특히 바오로 사도는 그가 설립한 초대교회에 보낸 편지로써 신자들의 신앙을 견고케하고 이교도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는데 전력을 기울였다. 초대교회로부터 오늘에 이르기 까지 복음서를 중심으로 한 출판물에 의한 복음 전도는 교회 사목과 포교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현대는 매스콤의 시대라고 일컬으고 있다.
특히 시청각에 의한 매스 미디아(라디오ㆍ텔레비ㆍ영화 등)의 위력은 문자 그대로 대중전달 방법의 총아로 등장한지 오래다. 그렇다고 해서 출판물에 의한 매스 미디아가 사양의 길을 걷고 있다고 속단해선 안된다. 시청각에 의한 매스미디아가 순간적이고 백과사전격인데 비해서 출판물에 의한 매스미디아는 연구적이고 탐색적인 면이 있기 때문에 일반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은 더욱 효과적이고 결정적이라고 할수 있다.
그런데 한국 가톨릭 교회의 매스콤의 현황은 어떤가? 방송국은 고사하고라도 인쇄시설 하나 제대로 갖추고 있지못한 실정이 아닌가? 그야말로 전근대적인 시설과 구태의연한 운영방법에서 허덕이고 있다.
마치 마이카시대에 리어카군 행세를 하고 있다. 프로테스탄트 교회만 해도 기독교 방송국을 비롯해서 수십종의 월간지가 발간되고 최근에는 「주간 크리스챤」까지 발간해서 교회 울타리를 벗어나 사회안의 대중 깊숙히 침투하고 있다. 그밖에 이루헤아릴수 없는 각종 기독교 서적들이 계속 출판되고 있는것이다. 가톨릭은 어떤가? 유일한 주간지 가톨릭시보, 유일한 월간지인 경향잡지와 가톨릭청년, 유일한 어린이 잡지 가톨릭 소년이 모두 합쳐 5만부도 나가지 않는 딱한 실정이다. 이런 잡지나 주간지도 가톨릭이란 울타리 안에서 맴돌고 있다. 사회와 일반 대중과는 거리가 멀다.
복음 전달에 가장 폭넓고 유효적절한 전달기관인 매스미디아가 이렇게 푸대접을 받고 있으니 한국 가톨릭 교회가 어떻게 발전할수 있겠는가? 사제나 전도사의 양성도 시급한 과제이겠지만 이보다 몇십배로 긴급한 과제는 사목과 포교에 있어서의 매스미디아의 개발과 그 유효한 활용이다. 매년「홍보의 날」이나 「가톨릭 출판물 보급 주일」을 단 하루동안 연중행사처럼 형식적으로 지낸데서야 어찌 한국 가톨릭 교회가 매스 미디아에 의한 현대 교회의 중차대한 사명을 완수할수 있겠는가?
위에 말한 유일한 가톨릭 주간지 원간지들이 매년 막대한 적자운영을 강요당하고 있다. 가톨릭출판물도 역시 해마다 출혈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이 어디있는가? 물론 가톨릭의 월간지나 출판물들이 내용이 딱딱하고 편집이나 체재 내용이 빈약한데도 원인이 있겠지만 근본원인은 교회 지도자들의 무관심과 일반신자들의 독서 부재의 태도에 있는 것이 아닐까? 전국 70만 신자에 세대수를 15만으로 잡고 그 3분의1인 5만세대만이라도 주간지나 월간지를 한부씩 본다면 적자운영은 면할것이다.
이제 한국 가톨릭 교회는 그야말로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에서 탈피해야 할 때가 온것이다. 전국적 또는 초교구적으로 매스 미디아를 통한 복음 전파에 주력해야 할 것은 물론 출판물에 의한 사목과 포교에도 전력을 기울여야 할것이다. 몇 개의 교회를 세우고 학교와 병원을 경영하는 것보다 한 개의 방송국이나 신문사 또는 현대적인 인쇄소를 설치해서 우물안의 개구리 신세에서 벗어나 한국의 사회인 일반 대중에게 보다 폭 넓고 효과적인 복음 전파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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