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서울구치소에서 집행된 5명의 사형수에 대한 최후의 순간들이 비교적 자세하게 신문에 보도된바 있었다.
미물인 곤충도 상대방이 생명을 박탈하려고 하면 그 순간 결사적으로 반격을 가하거나 필사의 탈출을 시도하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 눈앞에 형구를 차려놓고 죽음의 의식을 거행하는 순간 정상인이라면 까무러치지 않을 강심장이 있겠는가 반문하여 본다.
서진 룸싸롱 사건으로 알려진 김모씨의 경우 교도소측이 아침운동을 시키지 않아 예감을 한 그는 머리도 감고 이빨도 정성껏 닦았다고 한다. 신부님의 마지막 기도가 끝나고 교도관이 스위치를 눌렀으나 작동이 되질 않아 사형수를 옆에다 두고 고치는 바람에 40여 분간 고통스럽게 생명이 연장되었다.
김씨는 천주교 신자답게 『주여 이 몸을 거두소서』하고 큰소리로 기도하였다고 전해져 가슴이 울적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장면이었다.
예측했던 것과는 달리 담담한 모습이었다니 주님을 진심으로 믿고 의지한 사람이 아닌가 느껴진다.
인간은 죽음을 눈앞에 두면 누구든지 착해진다고 한다. 효주양을 해친 함씨도 고씨도 깊은 반성과 함께 끝을 맺었다. 평소 구치소내에서 「전도사」로 통할정도로 독실한(?)개신교 신자였다는 채모씨는 막상 최후를 맞아 목사 앞에서 『나는 모든 종교를 거부하는 무신론자』라고 절규에서 주위를 놀라게 했다.
순간 평소 그가 해왔던 신앙생활에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본다.
세계 각국은 인간들이 만든 법에 의해서 인간이, 인간을 정당행위라는 이름하에 죽이고 있다. 이 사형제도가「타리오 법칙」등의 이유로 저질러지고 있으나 그리스도는 이러한 태도를 배척하고, 하느님에 의한 최후의 심판에 위임하라고 하셨다.
이번을 끝으로 죽고 죽이는 참혹한 반인륜적 범죄이자 생명의 존엄성을 해치는 살인행위는 이 땅에서 사라져야할 것이다. 인간생명의 주인은 하느님이시므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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