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어디서 멈추는가 그 걸음을…
아무도 먼저 이야기를 나누자고 하지 않았지만
가슴만은 그대로 타고 있었다니
아무리 이야기 하여도 이해할 수 없을 일을 저지른
범인은
낯선 사람에게도 서슴치 아니하고 길을 물었다지
황금의 고향이 어디이냐고…
그의 얼굴은 첫번 찾아온 손님을 맞는 소녀처럼
상기되어 녹색향기를 노래하고 있었다지만
아무래도 우리는 속마음을 의심하고 말았다니
길을 걸어가는 사람은 많기도 했다.
무척 다정하게 걸어가는 사람은 영영 옆사람의
한숨을 들을 수가 없다지만 한참을 가다가 한 사람이
우리는 어디로 가는것입니까 하고 물었을때
심각한 표정을 지은 사람은 하나도 수치를 면하지 못하였다니
살인한 강도는 도주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 길을 물어야 했을까
창녀는 향기로운 기름항아리를 깨어 피묻은 길을 포장하며
사마리아인의 서러운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지
길이 어디서 끝나는지도 모르면서 사람들은 길이
험하다고 투덜거리고만 있을 뿐
자갈 하나라도 치우는 손이 없었다더니
보석의 샘을 파내기보다 작은 가슴에서 지혜를 건지어내
사막을 가는 손들은 도적의 털난 손을 단죄하지만
정말로 십자가에 그늘을 던지는 손은 어느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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