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을 지나니 봄기운이 한결 완연하다. 벌써 고도 경주에는 꽃봉오리가 탑스럽게 망울졌다는 화신마저 들린다. 누렇게 마른 풀잎 사이로 파릇 파릇 새싹들이 대지를 뚫고 고개를 내민다. 온 자연은 긴 동면에서 깨어나 새로이 생동하기 시작했다. ▲형형색색의 녀성들 옷차림을 벌써 새봄을 맞을 채비를 다한듯, 포도를 누비는 발걸음들은 한결 생기에 차있다. 정녕 봄은 여성들의 화사한 옷차림과 함께 찾아오는 것 같다. 약동하는 새봄과 함께 녀성들의 팻션 모드도 다양하기만 하다. 언제 부터인지 한국의 번화가는 세계 각 국의 갖가지 유행의 전시장으로 변해버린 느낌마저 든다. 맥시가 있는가 하면 미디가 있고 또 미니도 있다. 잘도 지어내고 잘도 바뀌기만 한다. ▲당장 저녁에 먹을 끼니 문제는 해결못해도 맥시는 입어야 행세할수 있고 체격에 어울리지도 않는 판탈롱을 입어야 바깥 출입을 할 수 있는 이게 오늘날 한국의 여성들 심리인성 싶다. 엊그저께「빠리」패션계에서 선을 보인 새 류행은 하루가 무섭게 벌써 한국의 거리를 누빈다. 이 세상에서 뭐니뭐니 해도 여성들의 차림새 만큼 전염되는 유행병도 없는것 같다. ▲1969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15.9%인데 비해 국민 총소비지출은 11%의 증가를 보이고 있어 지나친 소비성향은 물질상승의 주요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69년도 국민 총소비지출의 10.2%가 피복비로 쓰였다는 통계는 우리 국민의 사치성 소비성향이 갈수록 높아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제1ㆍ2차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성공으로 우리들의 살림살이가 조금씩 나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형편이 조금 나아졌다고 해서 70년도 상반기 소비성향이 동남아국의 80%보다도 월등히 높은 100.9%를 기록하고 있음은 그렇게 반가운것만은 못된다. ▲우리는 흔히 「라인강의 기적」운운하며 제2차 대전후 급속도로 성장한 독일국민의 근면한 민족성에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남의 기적만 알았지 그 기적의 원동력이 된 독일국민의 건실한 마음의 자세는 모르고 있는것 같다. 때마침 기도와 희생의 계절 사순절도 중반에 접어들었다. 우리 모두 검소한 생활로 우리 집안은 물론 조국번영의 기틀을 마련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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