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ㆍ19 의거 13주년을 맞아 대학생들이 선배들의 영예를 기리며 숙연히 옷깃을 여미고 있던 4월20일 한국 어문연구회는 「한심한 대학생 국어실력」을 발표했다. 이 발표를 본 모든 부모들은 대학생들이 답한 진답(珍答)ㆍ기답(奇答)에 실로 아연했다. 많은 사람들은 조사대상이 된 대학생들이 한글교육만 받아왔기에 당연할 결과라고 이해하면서 문교 당국을 맘속으로 성토했을 것이다. ▲ 이에 맞서 대학생들의 한자실력이 그 정도로 빈약할 수 없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대학생들의 장난기를 지적한다. 여인숙을 여자가 잠자는 곳으로 풀이한 것을 실례로 들기도 하고, 삼강오륜을 「낙동강 한강 두만강과 올림픽의 오륜, 또는 자동차의 스페어 바퀴까지 합친 것」이라던 학생들의 흔한 농담을 상기시킨다. 어떤 이는 한자를 배우지 못한데다 학업의 기회마저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저항심도 작용됐으리라고 짐작한다. 한마디로 조사방법상의 결합이 없지 않았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 어떤 학자는 한자 세대는 앞으로 15년 뒤면 모두 떠나버릴 운명이기에 대학생은 한자세대의 아우성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고 우긴다. 그는 학생들은 한글세대로서의 자각과 긍지로 한글문화를 창조할 일꾼임을 자부하라고 당부한다. 어쨌든 한국 어문교육위원회의 조사 결과는 당국의 교육지침 변경과 그 엄청난 결과를 웅변으로 드러낸 주목할 사건임에 틀림없다. ▲ 때마침 문교부는 중고등학교 평준화 시책의 일환으로 기독교 계통 학교에다 학생예배 출석 강요 금지 성경과목을 정규과목에서 삭제 등 5개 사항을 시달했다. 이에 기독교학교 연맹은 건학이념을 무시한 처사라고 반발, 종교교육을 계속할 수 있는 법적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가톨릭계 학교에선 교리나 성경을 정규과목에 넣지않는 등 해당사항이 없는 탓인지 별문제점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
▲ 어떻게보면 문제점을 느끼지 않는 바로 그 점이 문젠것 같다. 교회가 학교를 운영하는 목적은 교육 선교에 있다. 문교부의 시책대로 평준화, 즉 취일화되면 이 같은 사학의 특성은 말살되고 만다. 기독교 계통 학교가 종교교육을 강요하는 인상은 문제시될수 있다. ▲ 한편 가톨릭계 학교는 일반학교와 다름없는 소극적인 종교교육으로 만족하고 있다. 중세때 지나친 종교교육으로 빚어진 결과의 역작용이 극단에 이르는 감이 있다. 신앙의 씨앗이 심어지는 과정과 심는 방법이 하루빨리 연구 개발되고 시행되지 않으면 교육선교면에서 「한심한 한자실력」이상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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