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月이다. 화창한 5월은 성모의 달이고 그리스도 신자들은 특히 이달을 1년중에서도 가장 기다리는 달일줄 안다. 계절도 좋거니와 성모 즉 어머니라는 낱말은 어느 누구 가슴에도 흐뭇함을 느끼게하는 달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달을 기다리게 된다. 교회와 신자 특히 이달의 행사를 연중 어느 축일의 행사보다 기꺼이 지내기로 다짐한다.
지금 성모에 대해서 구태여 신학적인 이론을 말할 필요는 없을줄 안다. 다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성모를 공경하고 그의 덕을 본받으려 하는 뜻을 알고자 한다. 성모는 구세주의 어머니시고 모든 인류의 어머니시다. 우리가 성모를 공경하는 것은 우리의 구세주이신 그리스도가 성모를 통해 세상에 오셨고 사람이 되셨기 때문에 우리의 구원도 성모를 통해 이루어지고 모든 천상적 은혜도 성모를 통해 우리에게 전해진다. 우리의 기도 역시 성모를 통해 전달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 할수 있다. 높고 두려운 王이 아무리 인자하다 하더라도 인간의 심리는 자비스럽게 보이는 왕의 어머니께 청을 넣는 것과 같이, 우리도 성모라 하면 어딘가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특히 어려운 청이 있으면 조용히 들어주실것만 같은 느낌에서 어머니께 간청하는 것은 옳은일이라 하겠다.
그럼 우리가 성모를 추앙하고 성모께 기도드리는 것이 이상의 이유만 인가 하면 그것은 아니다. 모든 어머니가 가지는 모성애는 같다. 자기의 자녀를 위해서 생명마저 바칠수 있는 사랑은 모성애뿐은 아니라 하더라도 생명과 바꿀수 있는 사랑을 꼽을 때 첫째로 모성애가 꼽힌다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랑이 완전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성모가 만인의 어머니로 공경을 받는 이유도 그 모성애의 완전성때문이다. 슬기로운 어머니는 자녀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자녀에게 필요한지를 알고있다. 구태여 울고 불고 하지않아도 알아서 해준다. 다만 자녀가 해야 할 일은 믿고 공경하면 된다. 그런데 자녀라면 본성적으로 모성애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인간사를 원만하고 평화롭게 해주는데 큰 도움이 된다.
한 가정에 있어서도 일상생활의 중심이 그 집의 주부에 달려있다. 어머니가 어머니로서의 자기위치를 충실히 지켰을 때 그 집안은 평화스럽고 쉴수있는 안식처가 되는것이다. 전적으로 주부에게만 달려있다 하더라도 과언은 아니리라. 그만큼 여성이 본성적으로 지니는 사랑은 강하고 폭넓은 것이다. 이 사랑은 본성적이기 때문에 결혼을 하든 안하든 하등의 상관이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도자의 경우도 꼭 같은 것이다. 같은 규칙 아래 같은 장상 아래 같은 수련을 받은 수녀라 할지라도 어떤 수녀은 어머니다운 훈기를 주고 어떤 수녀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은 수도자의 본 뜻을 이해 못했기 때문이다. 수녀라 하면 여성으로 완성을 즉 한 인간으로서의 완성을 전제로 한 수녀라야 한다. 모든 여성이 본성적으로 가지는 모성애라면 구태여 수녀는 모성애를 갖지말라는 법은 없다. 오히려 남자와의 접촉이 있는 어머니로서 여성은 순수성을 잃을때가 있기 때문에 모성애의 특유한 특수성 즉 희생과 인내를 잃을 때가 있지만 남자와의 접촉이 없는 수녀는 성모와 같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수녀가 가지는 모성애는 다른 모성보다 완전해야 할것이다. 성모가 순수한 모성애를 가지기 때문에 만인의 어머니요 만인을 같이 사랑할수 있다면 수녀 역시 순수한 모성애를 가졌다면 모든 수녀는 어머니다운 훈기를 가져야 할것이다. 그렇지 못한 수녀는 왜 그럴까? 수도자는 규칙을 위해 사는것도 아니요, 비인간적이고 사랑이 없는 무정한 자들의 집단도 아니다. 본성적으로 가지는 모성애를 발휘 못하고 사는 수녀는 그 나름의 결합이 반드시 있으리라 본다. 성모와 같이 순수하지 못하던가 독선적인 우월감에 휩싸였던가 수녀라는 선민사상이 꽉찼던가 희생과 봉사 정신 보다는 자기중심주의에 살던가 아니면 자애심에 빠져 있던가 할것이다. 독신자 특유의 아집에 사로잡히거나 자기몸을 도사리는 잘못에 빠지는 일은 비단 수녀뿐만 아니라 동정을 지킨다는 여성에게도 있다. 매사를 아전인수격의 해석과 판단으로 여성고유의 미(美)인 어머니다운 너그러움이라고는 전연(全然)없다.
하기야 이런 고집마저 없다면 혼자 산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허나 자기가 처해있는 위치에서 그 위치가 반드시 풍겨야할 분위기를 못 풍긴다면 그 위치에 머무를 자격이 없는것이다. 자격없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그 위치전체가 흐려지고 좋은 인상을 못주는 것이다.
모름지기 여성이 본성적으로 갖추어야할 덕은 희생ㆍ인내ㆍ인자ㆍ겸손ㆍ순수ㆍ사랑 등이다. 부덕(婦德)이란 원래가 이런 것을 자유다 인권이다 하는 말을 잘못 이해하고 나서기만 좋아한다면 여성고유의 미는 찾아볼수 없는 것이다. 여성으로서 자유나 권리는 위에만한 부덕을 갖추는데 있다.
여성으로서의 권력는 남성이 못 가지는 부덕을 갖는데 있다. 성모를 보라. 성모의 칠고를 보라. 위대한 여성은 만인의 어머니가 되는 것이다. 참다운 여성은 참다운 희생으로 자신을 가꾸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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