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라는 소위 구교우가 있었다. 그는 실제로 똑똑하기도 하고 구변도 좋아 본당의 많은 일에 앞장서기도 하여 가히 모범적이라 할만 했다.
그는 그렇게 두터웠던 일제시대 때의 요리문답서를 아직도 줄줄이 암송할줄도 알고 연도 및 여러 종류의 호칭기도문도 기도서 보지않고 줄줄 외우는 그런 분이었다.
뿐만 아니라 교우가정에서 상을 당하면 두 팔을 걷어붙이고 염도하고 장지까지 돌보아주는 분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하다보니 그는 조금 도가 지나쳐서 너무 나서기를 좋아해서 그야말로 천상천하 유아독존격이 되어 버렸다. 여행중 타본당에서 미사참예할 때에도 조금도 그 지방교우들에게 꿀리지 않는다.
쉰 목소리로 가장 크고 높게 경문을 읽고 앉고 서는 부분이 자기 본당과 좀 다른데도「다른 사람들이야 분심이 들건말건」아랑곳 없다.
그는 또한 마음에 들지 않는 신부님은 곧잘 욕을 한다. 미사 드리는 태도가 열심해 보이지 않는다느니, 신부 타입이 아니라는 둥 마구 지껄여 댄다.
심지어는 비신자인 친구들에게까지 예사로 그런 얘기를 털어놓는다. 그는 영세한지 몇 년 안되는 교우가 사도회의 회장이라든지, 기타 교회활동 책임자로 선정되면「신문교우가 무엇을 안다고」하며 불평이 대단하다. 또한 전례개혁에 따른 많은 교회용어들이 변경된 것을 보고는 또 불평이다.
『원, 요즘 쓰는 문구는 꼭 어린애들에게나 맞는 것 같아서 참!』이다.
새로나온 것이라면 모두가 싫은 보수판 모양이다. 그는 요즘 자기 본당 미사에 참여하지 않고 이웃 본당에 나가고 있다.
본당 신부가 마음에 들지 않은 탓이다. 한마디로 새로운 젊은 본당 신부가 자기를 알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류의 신자가 비단 S라는 한 사람뿐이 아닐 것이다.
이 기회에 자신의 처지를 한번 재반성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우리는 S의 교회에 대한 적극적 자세는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현대의 극단적 현실주의 개인주의에 덜 때 묻은 그의 단순한 성격도 좋은 점이니 본받을만 하다.
또한 우리 교우들에게 부족하기 쉬운 상호협조 정신도 그에게서 본받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S교우의 태도에서 무엇인가 생각해봐야 될것이다.
교회의 시책에 좀 더 순응하고 따라 나가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전례용어가 교우 모두에게 마음에 들리는 없다. 본당 신부님이 교우 각자 모두에게 흡족하게 해주기란 더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물론 교회내의 시정해야 할 점은 그 구성원인 우리 신자 각자가 끊임없이 충고 고발하여 고쳐나가야 한다. 그렇지만 비판을 위한 불평에 그치고 마는 비겁한 언쟁은 삼가해야 하겠다. 누워서 침 뱉으면 결국 자기얼굴에 돌아오기 마련이다.
주께서는 당신 구속사업의 은혜를 교회를 통해 온누리에 펼쳐주신다. 발전도상에 있는 우리 한국교회를 위한 건전한 개선책은 우리 신자 모두가 교회의 가르침에 순응하고 잘못을 충고하며 교회 발전을 위해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 될 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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