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들은 야자수 천주교회 교우 사병들입니다.
저희들은 이곳에서 주일마다 미국인 신부님을 모시고 자치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십자성 지도신부님께서는 거리관계상 간혹 한 번씩 방문하여 특별강론을 하고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므로 저희들은 비록 먼 전쟁터일 망정 교우의 본분을 다하기 위하여 지휘관님을 찾아뵙고 호소한 결과 저희들만의 성당을 가질 수가 있었습니다. 또한 방인 신부님이 못오기시 때문에 미군부대에 군종업무를 담당하시는 미국인 신부님을 매주 초청하여 지금까지 매주일마다 성실하게 미사참예하고 교우의 본분을 다하여 왔습니다.
이제는 제법 기틀이 잡혀 예비신자도 10명이나 영세준비를 하여 이번 부활축일에 성세성사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이 항상 안타까워 하는 것은 무엇보다 교회출판물, 서적, 신문, 잡지 등이 비치되어 있지 않아서 마음의 양식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온종일 포성이 터지는 쟝글속에서 피로한 육신을 끌고 유일한 안식처인 성당으로 찾아와 경건한 마음으로 무릎을 꿇고 기약없는 내일을 오직 천주님께 기구드리는 모습은 정말 저로 하여금 무엇인가 저희들에게 도와주고 위로해주려는 마음을 충동시켜주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제가 책임을 지고 군종업무를 담당하는 한 사병으로써 감히 지면을 통하여 부탁드리는 것이 온당치 못한 일이라 생각합니다만 제 자신 역시 천주님의 자녀로써 단 한사람의 교우 사병들이라도 성당으로 인도하여 그들의 영혼을 구하고자 하는 것이오니 부디 많이 협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야자수 천주교회 교우 일동>
▲보낼곳 700-11주월 십자성 제3535부대 야자수 천주교회
병장 박용운(바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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