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를 읽어보면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을 앞두고 아브라함이 하느님 야훼께 간청하는 구절이 있다. 『굽어보소서 나는 먼지와 재이오나 감히 주께 아뢰옵나니, 혹시 의인 쉰(50)명중에서 다섯이 모자라면 이 다섯으로 말미암아 그 읍을 전부 멸하시겠나이까?』(창세18의27-28) 이렇게 간청한 것은 하느님께서 소돔과 고모라가 음탕하고 패륜에 빠졌을지라도, 『의인 50명만 만날 수 있다면 그들을 보아서 그곳을 용서하겠노라』하셨기 때문이다. 물론 의인 50명만으로 용서할 수 없느냐는 말 자체를 아브라함이 꺼낸 말이다.
50명은 45명으로 줄고, 다시 45명은 40명으로 줄었으며, 40명은 마침내 30명이 되었다. 그러나 30명의 의인도 만나지 못해 아브라함은 염치를 무릅쓰고 하느님께 간청했다.
『굽어보소서 주께 감히 여쭙사오니 행여나 거기에서 스무명만 만나신다면…』(동상16의31)그러나 20명도 찾지못했다. 그래서 다시 차마 얼굴을 들지 못할 지경이지만 차마 겨레가 멸망하 는것을 그대로 볼수 없어 하느님께 아뢰기를『주께서 노하시지 마옵소서 한번만 또 여쭙사오니 행여나 거기에서 열명만 만나신다면…』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상상만해도 등골에서 식은땀이 날 지경이다. 그러나 무한한 사랑이신 하느님께서는 관대하게도 마침내 가라사되『그 열명을 보아서라도 멸하지 않겠노라』하시었다. (동상18의33)
아아 그러나 그 10명도 찾지 못했다. 아브라함은 의인 로트와 그 가족만을 피신케하고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을 기어이 막지 못하고 말았다. 그것은 소듬과 고모라 자체의 자업자득이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것은 비단 소돔과 고모라에 한한 이야기이겠는가? 바로 우리 눈 앞에서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특히 지도자로 자처하고 나선 정치가들과 부유층이 얼마나 부패하고 음탕한가는 여기에서 말하지조차 창피한 일이다. 정치가 흥정으로 이루어지고 돈거래가 주지육림속에서 부정거래될때 진지하게 노력하는 자에게 돌아가는 것이란 빈곤과 허탈뿐이다. 그러나 그들은 빈곤하지만 흥정과 부정으로 차지한 지위나 재부보다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마음의 평온을 가지고 있다. 허지만 마음의 허탈감은 무엇으로 메꿀 것인가?
자고로 훌륭한 정치란『성심껏 노력하는 자에게 노력한 그만큼 정당하게 보수가 주어지도록 하는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정치인들의 자세가 어떠한가?…
그 추태란 이루 말할수 없다. 정말 더러워 글을 쓰는 이 붓마저 마치 오물이 묻은것 같은 기분이다. 언제나 그러한 작자들이 사라질 것인가? 이번에 노출된 야당의 모인사뿐 아니라, 대부분의 정치인이 그렇다는 말을 들었을때 즉 이번 일은 빙상의 일각이라는 말을 들었을때 , 정치인을 대면하는 것 까지도 역겨울 정도이다. 선거가 종반전에 들어갔는데도 이렇게 무관심한 것은 모두가 그 더러움을 잘알고 있기때문에 허탈감에 빠져 그런 것이라 해석된다. 아아, 의로운 자 몇이나 되는가? 허나 아직도 우리나라가 멸망하지 않는것을 보니 의인 10명은 그래도 있는가보다 하고 스스로 위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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