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4일 레오 13세의 사회회칙「레룸 노바룸」80주년을 맞이하여 교황 바오로 6세는 로와 추기경에게 사회문제를 취급한 교황교서를 보낸바 있다. 이 교서의 수신자는 비록 로와 추기경 개인이기는 하나 실상 그 내용으로 보아서 바오로 6세는 자신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새로운 사회회칙이라고 할 수 있으며 따라서 그 중대성에 대해서 재언할 필요조차 없는 것 같다.

이번 교서가 바오로 6세의 즉위 후「제민족의 발전」(1967)에 이어 두 번째로 나온 사회문제에 대한 가르침이며 레오 13세의「레룸 노바룸」(1891) 삐오11세의「과드라제씨모안노」(1931) 요한23세의「어머니와 교사」(1961)「지상의 평화」(1963) 제2차 바티깐 공의회의

「세계내의 교회」헌장(1966)과 같이 중요한 교회의 문헌이다. 교회는 서구사회의 산업혁명 이후 새로 등장한 사회문제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표명했다는 것을 이상의 문헌을 통해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이것은 교회의 현대적 사명이 무엇이라는 것을 말해주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경제발전 도상국으로서 새로운 사회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따라서 교회와 신자들은 이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알고 행동에 옮겨 실천해야 할 터인데 교회의 사회회칙에 대한 연구는 고작 몇몇 전문가 아니면 특수 연구회에서만 실천되고 있는 실정이며 우리 신자들의 사회에 대한 견해는 극히 협소하다. 교회가 사회 발전의 방향 제시와 사회정의 구현에 앞장서야 할 터인데 너무도 모르기 때문에 우리국가 사회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 아닌가? 이러한 면을 고찰할 때 바오로 6세의 교서는 우리에게 새로운 좋은 계기가 된다고 보며 이 교서번역 연구뿐 아니라 과거의 교회회칙도 함께 연구해서 80만 신자 모두가 사회문제에 대해 새로운 관심을 갖도록 함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럼 바오로 6세의 이번 교서에 대해 언급해보기로 한다.

첫째 그 양식으로 보아서 지금까지는 교회 전체에게 보내는 회칙으로 사회문제를 취급해 왔는데 비해서 이번에는 개인서한 양식을 취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본다. 사회의 발전에 따라 교회는 권위로써 가르치는 교회이기 전에 봉사하는 교회로써 인간양심에 호소하는 교회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교회는 모든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문제 자체를 제시하고 개개인은 이 문제를 연구해서 장소와 시기에 적합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현대는 교황이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교회 전체가 교황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가야 한다는 것을 이 교서가 가르쳐주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이번 교서는 교회의 사회문제에 관한 가르침에 대해서 별로 새로운 것은 없는것 같으나 새로운 사회문제를 제시해준다.

그것은 순서적으로 나열해서 도시화 문제 청소년, 여성의 역할, 노동자 변천하는 사회의 희생자들 인종차별 이민권 실업자를 위한 대책 홍보수단, 환경문제 등이다. 이 모든 문제에 대해서 바오로 6세는 간단 간단하게 언급하나 그 시급성에 대해서 조금도 강요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이번 교황 교서는 다섯부분으로 나눠져 있는데 ①이번 교서를 쓰게된 동기와 목적을 간단히 설명하고 ②새로운 사회문제 제시 ③인간의 기본욕구와 현대 세계의 새로운 사조 ④크리스챤의 역할 ⑤행동호소로 되어 있다.

바오로 6세는 만2천자로 된 이 교서에서 사회정의의 원천인 인간의 존중성에 대해서는 과거 교황들께서 주장한 바이기 때문에 별로 언급하지 않지만 현대에 와서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원칙은 인간이 갖고 있는 평등과 참여에의 갈망에 있다고 한다. 즉 평등이 없고 참여가 없는 사회는 의로운 사회가 아니라는 것이다. 사회정의 방향을 모색하는 우리에게 이와같은 가르침은 참으로 빛을 가져다 주는 것이 모든 일에 차별을 두고 무엇이든지 독점하려는 우리사회는 사회정의에서 얼마나 먼 거리에 있는가를 알려준다. 이 원칙에 입각해서 한가지 예로서 법에 의해 바오로 6세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법이 필요하기는 하나 법으로서만 정의와 평등을 이룩할 수는 없다. 복음은 그들의 사회적 위치를 존중해주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래서 더 많은 복를 누리게 된 자는 가난한 자에게 봉사하기위해 기쁜마음으로 자기재산을 포기해야 한다. 그래서 만일 법을 구실로 남에게 봉사하고 남을 존중하고자 하는 깊은 마음이 없다면 합법이라는 그 자체마저 흉악한 차별대우와 착취의 구실로 사용되는 것이다』이러한 가르침을 우리는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크리스챤의 기본사명은 또 애덕을 실천하는 방법은 사회정의를 구현하는데 있고 사회정의 구현하고 못하는데 따라서 교회의 장래도 좌우된다고 보아야 한다. 『어느때보다 현대에 와서 하느님의 말씀은 성신의 힘을 증거하는 형제들에게 봉사하는 크리스챤 활동없이 선포될수도 이해될 수도 없다 』고 바오로 6세는 결론적으로 말한다.

이 교황 교서에는 사회생활에 대해 많은 교훈이 들어있다. 신자된 자는 물론 비신자까지도 누구나 일득할 의무를 갖고 있으며 교황의 말을 묵상하고 행동에 옮기도록 노력해야겠다.